퇴직 후 외식창업 ABC ⑦  상권과 입지 (2) 업종별 추천 상권

박성훈 기자 2024-02-15 08:01:44


외식 창업에서 ‘리스크’ 없는 최적의 상권이나 입지는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찾고, 대박보다는 오랫동안 가게 문을 열어둘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초보 외식창업가에게는 훨씬 현실적이다. 김상진 외식 창업 컨설턴트가 <나는 외식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라는 책에서 업종별 추천 상권을 제시한 것이 있어 소개한다. 그는 “임대 가격이 곧 상권과 입지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이라며 궂이 좋은 상권만 찾을 것이 아니라 실패할 확률을 줄이는 노력을 더 기울일 것을 권했다.

◇ 분식 상권
분식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종이다. 따라서 인건비와 임대료를 커버하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다. 공항이나 KTX 역, 전철역,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가 적합하다. 하지만 현실은 주택가 상권에서의 창업이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라면 부부 혹은 점원 한 명 정도를 둔 자영 형태가 그나마 리스크가 적다고 할 수 있다.

단체 주문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학교나 교회, 오피스 부근이라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부족한 상권을 커버할 수도 있다. 주택가 상권의 경우 주말에 매출이 뚝 떨어질 가능성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농업적 근면성만 내세워 매일 장사하기 보다는 초기 홍보 기간 후에는 주말에 하루 정도 쉬면서 재충전 혹은 레시피 개발 등에 남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 커피/음료 상권
커피 창업은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이다. 작은 커피 전문카페에 대한 로망이 특히 많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만큼 상권의 영향이 절대적인 업종도 없다. 전철역이나 직장인들이 많은 오피스 주변이 아무래도 좋은 상권이지만, 문제는 막대한 투자비용과 불투명한 수지다. 독점적 수익을 기대하고 빌딩 내 카페를 임대했다가 인근에 저렴한 전문점들이 생기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난 사례들도 많다. 

최근에는 주택가 입지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주부나 학부모들이 담소를 나눌 장소로 활용되면서, 작은 평수의 카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라면 궂이 큰 평수일 필요도 없다. 골목길 안 쪽이라도 저렴하고 맛이 있으면 프랜차이즈 전문점 고객도 빼 올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맛이 최우선이며,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확실해야 단골을 만들 수 있다. 큰 돈 번다는 욕심보다는 소소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형태다.

◇ 주점 상권
주점은 운영이 어려워서 그렇지 부가가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자금 규모가 되어야 창업이 가능하다. 전철역 인근의 로데오 거리나 오피스 상권, 대학가 상권 등 주점들이 모여있는 곳들이 아무래도 좋은 입지라고 할 수 있다. 아파트단지 입구 근처의 대로변도 나쁘지 않다. 퇴근 후 지인들과 들러 가볍게 한 잔 하기에 좋은 장소를 꾸민다면 색다른 지역 명소가 될 수도 있다. 

요즘은 코로나 이후 다시 주점 브랜드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광고가 많아지는 추세다.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파워 브랜드를 선택해 오픈 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지난번 코로나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뜻하지 않은 변수로 큰 타격을 입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술 장사다 보니 진상 고객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혼술이나 홈 술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 특수 상권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KTX 역사 등을 이른바 특수상권이라고 부른다. 늘 유동인구가 넘치는 곳들이다. 공항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일정한 공간을 위탁받아 자체 브랜드와 입찰을 통해 재 위탁한 MD를 구성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경쟁입찰로 입점 여부가 결정되니 투자비도 많이 들고 당연히 임대료도 높다. 대신 정말 맛이 없거나 불친절하지만 않다면 매출과 수익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임대 휴게소와 민간기업이 투자하는 휴게소가 있다. 대부분 떡볶이나 오뎅, 호두과자 등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데일리 코너가 건물 내부의 전문식당이나 푸드코트보다 경기를 덜 탄다고 한다. 다만, 휴게소 역시 경쟁입찰로 점포 입점이 결정되다 임대료와 관리비가 매우 비싸다. 또 출퇴근이 어려운 곳이다 보니 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하는 데 남다른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KTX 역사 상권은 그나마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보다는 임대수수료가 합리적이라는 평이다. 코레일에서 직접 관리하고 소상공인들에게 입점 기회를 많이 준다는 점이 개인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대금 회수도 월 2회라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인력도 지역민으로 충원할 수 있어 큰 문제가 없다. 고객층이 다양하니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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