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기 전에 ‘발 건강’부터 ③ 족저근막염과 예방법

이의현 기자 2024-05-13 07:48:06

발바닥에는 넓은 힘줄 같은 섬유조직이 있다. 이를 ‘족저근막’이라고 한다. ‘족저근막염’이란 이 부위가 손상되어 염증이 생겨 통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자고 일어났을 때 혹은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몇 발 걷지도 않았는데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 발을 혹사해 생기는 병 
족저근막염의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사용으로 발이 혹사를 당해 족저근막이 손상되는 경우다. 자신의 신체적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만 보 이상 걷기 운동에 열중하다가 이 질환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운동이 부족해도 족저근막이 손상된다. 평소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근육의 유연함이 사라지고 삐걱대는 것이다. 당연히 코어 근육을 제대로 훈련시키지 않는 탓이다.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던 많은 사람들은 이 질환이 좀처럼 잘 낫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의사들은 가만히만 있어도 저절로 낫는 병이라고 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통증이 찾아 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병이든 저절로 낫는 것은 없다. 족저근막염 역시 조금만 신경 쓰면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는데, 근원적인 처방을 않으니 미세한 손상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며 재발되는 것이다.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여기서 다시 풋코어 근육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발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면서 족저근막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주어야 반복적인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런 염증이 자주 재발된다면 차라리 일정 기간은 걷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걷기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꾸준히 풋코어 강화 훈련을 하라고 조언한다.

◇ 근육과 힘줄을 최대한 부드럽게
발 건강을 위해 필수인 것은 ‘유연함’이다. 근육이나 힘줄이 뻣뻣하면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힘줄, 근막을 이완시키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야 갑작스럽게 탈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발이 아프다고 발만 주무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경우엔 허벅지와 종아리, 발가락까지 골고루 마사지해 주는 것이 부드러운 근육을 만드는 길이라고 한다.

족저근막염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발바닥 스트레칭이 필수다. 그야말로 ‘저절로’ 치료될 수 있는 방법이다. 평소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족저근막이 뻣뻣해져 족저간막염이 생기는 것이니 꾸준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족저근막 스트레칭’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간단한 맛사지와 풋코어 강화 훈련이다.

우선,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 후에 손으로 발바닥을 말아 쥐고 발가락 관절이 위로 꺾이도록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긴다. 다른 한 손으로는 발 뒤꿈치를 잡고 밀어내는 동작을 20초에서 30초 가량 유지한다. 이 때 팽팽하게 느껴지는 굵은 힘줄이 족저근막인데 이 부분을 뒤꿈치에서 앞꿈치 방향으로 10회 이상 누르듯 문질러 준다.

간단한 풋코어 강화 운동으로, 발가락 웅크리기가 있다. 바닥에 수건을 펴 놓고 의자에 앉아 두 발을 올려놓은 후 발바닥을 최대한 웅크리면서 발가락으로 천천히 수건을 움켜쥔다. 발바닥이 조여지는 듯한 느낌으로 10초 정도 유지하다가 천천히 발가락을 펴 수건을 내려 놓는다. 이 때 발가락은 최대한 벌려 10초 가량 유지한다. 이런 동작을 10~15회 씩 하루 3세트 정도 아침 저녁으로 반복한다. 

◇ 뻣뻣한 종아리도 발 질환의 원인
김범수 교수는 뻣뻣한 종아리가 족저근막염 등 다양한 발 질환의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에서 손으로 발목을 위로 꺾었을 때 발목이 10~20도 정도 젖혀지지 않거나 종아리가 당겨지는 느낌, 혹은 발바닥을 땅에서 떼지 않고 완전히 쪼그려 앉을 수 없다면, 십중팔구 족저근막염 등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발 앞꿈치에 특별히 통증이 느껴진다면 벽을 이용한 종아리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양손으로 벽을 잡고 한 발은 앞으로, 다른 발은 뒤로 뻗어 상체를 세운 상태에서 벽을 민다. 뒷 다리 종아리와 아킬레스건에 팽팽함을 느끼면서 20~30초를 유지한다. 이어 뒤쪽 다리의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엉덩이를 살짝 빼면서 눌러주는 느낌으로 벽을 밀며 역시 20~30초 간 유지한다. 두 경우 모두 발 뒤꿈치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계단을 이용한 스트레칭도 있다. 두 발을 약간 뒤로 이동해 앞꿈치로만 까치발로 서 최대한 높은 상태에서 5초 정도 유지한다. 한 발을 떼어 한쪽 앞꿈치로만 선 채로 5초 이상 종아리에 힘을 주어 버틴 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같은 위치에서 무릎을 구부려 까치발을 들고 한 발로 천천히 뒤꿈치를 내리는 동작을 하는 스트레칭도 종아리의 신장성 수축 운동으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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