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운동효과와 함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맨발 걷기’가 최근 대유행이다. 맨발 걷기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천천히 걷는 것이기 때문에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덜해, 관절에 무리가 덜 가고 보행에 균형을 가져다 주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신발을 신고 걸을 때보다 발가락 등을 더 움직일 수 있으므로, 풋코어(내재근)를 직접 자극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 맨발 걷기의 다양한 효과 김범수 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맨발로 걸으면 둔해진 발의 감각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발에 닿는 물체를 직접 느끼게 해주고,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 신체의 고유 감각을 더 자극하게 된다는 얘기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반사적으로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이 훈련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많은 전문가들도 맨발 걷기가 분명 우리 몸에 좋은 운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맨발걷기가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려면 주의할 주의할 부분도 있다고 조언한다. 일단, 신발이라는 보호 장비가 없기 때문에 다칠 위험이 늘 상존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파상풍 등 예기치 못했던 균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파상풍 예방접종 후에 맨발 걷기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 맨발로 걸으면 안되는 사람들 김범수 교수는 맨발로 걸으면 안되는 경우를 예시한다. 우선, 족저근막염 환자는 맨발 걷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팽팽한 족저근막에 과도한 인장력이 누적되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발에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간신경종 환자도 맨발걷기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발바닥 신경이 과도하게 짓이겨져 생기는 게 지간신경종인데, 맨발로 걷다가 발가락 관절이 과도하게 꺾일 수 있어 오히려 몸에 안 좋다고 말한다.
평발이나 무지외반증 등의 변형 정도가 심해 발의 정상적인 구조가 무너진 사람들도 맨발 걷기로 인해 자칫 변형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발의 변형이 심해지면 발에 가해지는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분포하게 되어 흔히 굳은 살이 동반된다. 맨발일 경우 굳은 살로 인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발바닥이 얇아지는 지방패드위축증후군 환자들도 당연히 맨발 걷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 환자들에게는 맨발 걷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당뇨합병증으로 감각이 떨어진 사람들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발에 상처가 나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환자에게 손이나 발의 상처는 치명적일 수 있다.
◇ 맨발 걷기 전후의 주의사항 어떤 운동이든 준비와 적응과정이 필요하다. 맨발 걷기도 건강에 좋다고 무작정 나설 것이 아니다. 풋코어 근육이 무너진 상태에서 맨발 걷기를 과도하게 할 경우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은 물론 주변의 뼈와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맨발 걷기에 나서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과 함께 부상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먼 거리를 걷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 보’ 같은 것을 고집하기 보다는 우선은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서서히 거리를 늘려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하면 예기치 못할 위험 요인이 있는 야생의 흙길이나 풀이 깊은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지자체마다 황톳길 등을 조성해 안전하게 맨발걷기를 유도하는 곳도 많으니 그런 곳들을 순례 삼아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맨발로 걸을 때는 신발을 신고 걷을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걷는 것이 좋다. 신발을 신고선 빠른 걸음으로 운동을 했다면, 맨발 걷기 때는 발바닥과 발가락의 감각을 충분히 느끼면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고 한다. 허리를 펴고 꼿꼿하게 자세를 유지하며 걷는 것도 중요하다.
맨발 걷기를 마친 후에는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 최우선이다. 깨끗하게 씻어 다양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사후 조치한다. 가벼운 상처라도 생겼다면 반드시 소독약을 바르고,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체 없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은 특히 상처 여부에 신경 써야 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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