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의료 상식] 티아민 결핍과 각기병

이의현 기자 2024-08-20 08:20:07
게티이미지뱅크

각기병이라는 질환이 있다. 비타민 B군 가운데 가장 먼저 발견된 수용성 비타민인 티아민(Thiamine)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티아민은 몸속에서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의 대사를 도와 에너지 발생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또 말초신경의 전도에도 도움을 주기 대문에 평소에 관리가 중요하다.

- 각기병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왜 각기병이라고 하나.
“티아민 결핍이 가장 큰 원인이다. 티아민이 여러 원인에 의해 부족해져 나타난다. 흔히 들 각기병 혹은 베리베리(Beriberi)라고 부른다. 각기병으로 인해 마비가 생겨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다리의 기운을 뜻하는 ‘각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베리베리는 스리랑카 말로 ‘할 수 없다’라는 뜻이다.”

- 티아민 결핍이 오면 어떤 증상이 오나.
“초기 증상 가운데는 식욕 저하와 불안, 단기 기억능력 저하 등이 있다. 오래되면 통증과 감각 이상이 따라온다. 건성 각기병의 경우 대칭적인 말초신경병증이나 근육 쇠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이 따끔하고 다리에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앉았다가 일어서기가 힘들다. 습성 각기병은 대사능력과 자율신경기능 저하에 의한 심 비대, 빈맥, 말초 부종 같은 심혈관 증상이 발생한다.”

- 티아민 결핍이 오래 지속되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는 안구가 떨리거나 눈 근육 마비, 운동능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베르니케뇌병증(Wernicke encephalopathy)’이 동반될 수 있다. 여기에 기억상실까지 동반되면 ‘베르니케-코르사코프증후군(Wernicke-Korsakoff syndrome)’이 나타나기도 한다.”

- 티아민 결핍은 왜 생기는 것인가.
“대부분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티아민 결핍이 많이 나타난다. 식사를 제대로 않고 술을 습관적으로 마시는 알코올 중독 환자, 수술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식사를 하지 못한 중환자, 비만대사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티아민 결핍의 위험이 높다. 이뇨제를 오래 복용하거나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도 티아민이 쉽게 배설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부와 수유부도 티아민이 평소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 티아민 결핍 상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는 어떻게 하나.
“티아민 결핍은 임상 증상을 통하거나 티아민 보충 후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해 추정할 수 있다. 결핍된 티아민을 보충하고 다른 영양소 부족이 있다면 함께 교정하며 치료한다. 심혈관계나 신경학적 증상이 있으면 고용량의 티아민을 공급하게 된다.” 

- 티아민은 음식물 섭취로 보충하는 방법이 있지 않나.
“통곡물이나 육류, 콩, 감자 등에 티아민이 풍부하다. 쌀겨에도 많이 들어 있다. 도정한 흰 쌀밥보다는 티아민을 함유한 현미 밥을 먹으면 티아민을 보충할 수 있다. 티아민은 독성이 없기 때문에 약물이나 식품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 없이 복용해도 괜찮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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