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식사법’ 이렇게<상> 우리 몸에 좋은 식음료

이의현 기자 2024-08-21 08:21:30
저속노화를 위한 아침 식단. 자료화면=tvN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100세 국민 주치의’ 정희원 박사가 <저속노화 식사법>이라는 신간을 냈다. 그는 노화 속도의 조절 요인 네 가지(생활습관 개선, 식단 조절, 적절한 운동, 마음 챙김) 중 ‘식단’에 초점을 맞추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대시(DASH) 식단의 장점에 특히 한식 식재료를 가미한 ‘한국형 MIND 식사법’을 제시했다.

그는 근처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곡류와 콩류를 다양한 비중으로 섞은 잡곡밥을 중심으로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저속노화 밥 레시피와 사계절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활용한 요리법까지 소개했다. 책에서 독자들을 위한 30가지 질문과 답을 게재한 것이 있어 상·하편으로 나눠 요약해 소개한다.

- ‘저속노화 밥’은 많이 먹어도 상관이 없나.
“렌틸콩이나 귀리, 현미는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기 건강에 도움이 되고 포만감도 오래 유지시켜 준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면 소화불량을 초래할 수 있다. 소화가 잘 안된다면 곡물 배합 비율을 개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많은 양의 밥을 섭취하면 열량 섭취가 과도해질 수도 있다. 체중 관리를 위해 하루 총 열랑 섭취량을 고려해야 한다.” 

- 채소나 고기를 전혀 먹지 않고 하루 세끼를 저속노화 반만 먹어도 괜찮은가.
“저속노화 밥을 주식으로 삼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채소와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것은 균형 잡힌 영양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여러 식품군을 식단에 포함하는 것이 좋다.”
저속노화를 위한 점심 식단. 자료화면=tvN

- 소화기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저속노화 밥이 좋지 않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현미 귀리 등은 섬유질이 많지만 소화가 어렵다면 흰 쌀밥이나 찹쌀 같은 부드러운 곡물이 좋다. 임상적 증거는 아직 충분치 않지만 근력과 근육량이 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아지면 섬유질을 소화할 힘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이 있는데 잡곡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라면, 적절한 당뇨병용제를 사용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며 흰 쌀밥을 드시는 것도 좋다.”

- 녹즙이 간이나 신장에 좋지 않다고 했다. 건강하게 녹즙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녹즙이 간이나 신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특정 영양소나 식물 알칼로이드 성분의 독소가 몸에 과다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최대 한 컵(200㎖)을 안 넘기는 게 좋다. 채소 250g 정도라 하루 채소 섭취량의 절반 정도이니 간 독성이 생길 위험이 줄어든다. 녹즙을 만들 때 다양한 채소나 과일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편이 좋다. 그렇더라도 녹즙 보다는 그 채소와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더 좋다.” 

- 두유는 괜찮은가.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에 유익하다. 식물성 알칼로이드가 농축되는 녹즙이나 과당이 농축된 주스와 달리, 단백질과 여러 필수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다. 특히 당분이 없는 두유는 급격한 혈당 변동을 초래하지 않는다. 칼슘이나 비타민 B12 등 여러 영양소가 강화된 제품이 많아 채식주의자들에게 좋다. 다만, 설탕이나 인공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저속노화를 위한 저녁 식단. 자료화면=tvN

- 미숫가루도 몸에 해로운가.
“구성 성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유익할 수도, 않을 수도 있다. 당이 들어있지 않고 주성분이 콩가루라면 혈당 변동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다만, 시중의 미숫가루 제품에는 대부분 맛을 내기 위해 설탕 등 당분이 상당히 참가되어 있으니 유의하는 게 좋다.”

- ‘마녀 수프’는 건강에 이로운가.
“마녀수프는 양파와 셀러리, 토마토, 양배추 같은 채소를 끓여 만든다. 실질적으로 열량이 매우 낮아 체중 감량 목적으로 많이 먹는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 된다. 하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영양소가 부족해 장기간 주식으로 사용하다간 영양 결핍이 생길 수 있다. 지방과 근육이 모두 빠지는 일종의 이화적(catabolic) 식사라고 볼 수 있으니 이 점은 염두해 두는 게 좋다.”

- 해독주스 같은 것도 나쁜가.
“해독주스는 주로 당근, 사과, 비트, 시금치 같은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만든다. 몸의 독소가 무엇인지 의학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실제로 해독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당근 비트, 사과 등은 모두 건강한 식재료라 통째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주스로 즙을 내면 식이섬유가 제거되며 좀더 급격한 혈당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 커피는 하루 네 잔까지는 괜찮다고 했다. 라떼는 어떤가.
“라떼에는 우유와 설탕이 추가되기 때문에 블랙 커피와 같다고 평가할 순 없다. 우유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 B12의 훌륭한 공급원이지만  유당에 설탕이 더해지면 당분 함량이 꽤 높아질 수 있다. 라떼를 먹는다면 시럽이나 설탕을 추가하지 않길 바란다. 라떼에도 한 잔 기준 통상 100㎎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 하루 네 잔까지는 괜찮다. 다만 수면이나 불안, 긴장에 영향을 준다면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 술은 일주일에 몇 잔 정도가 좋은가.
“미국 국립보건원 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에서는 알코올 14g을 1 표준잔으로, 세계보건기구는 10g을, 우리 보건복지부는 7g으로 정의한다. 미국 기준으로 알코올 4.5%짜리 맥주 한 병, 6% 막걸리 한 사발, 12%의 와인 한 잔, 소주 약 두 잔에 양주 약 한 잔 반 정도다. 미국은 1 표준잔으로 남성은 매주 14잔, 여성은 7잔 정도 까지를 저 위험 음주량으로 본다. 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한 고 위험 음주는 1 표준잔 10g 기준으로 한 번에 남성은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을 의미한다. 가능하면 남성은 4잔, 여성은 2잔 이하를 권고한다.”

- 도수가 낮은 하이볼은 괜찮치 않나.
“위스키를 탄산수와 섞은 하이볼은 상대적으로 칼로리가 낮고 알코올 농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탄산수의 청량감 때문에 오히려 술을 더 즐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액상과당이 함유된 하이볼을 먹으면 액상과당과 알코올이 지방간 악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알코올의 양과 단순당의 함량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음주 후 효과적인 해독 방법을 일러 달라.
“과음 후에는 알코올 분해 중간 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 독성 때문에 전신염증이 생기고 혈관이 이완되어 온 몸이 붓고, 혈관 내 체액이 부족해져 약간의 탈수 상태가 된다.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숙취해소제나 꿀물 등이 좋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이 최고다.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도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다소 촉진할 수 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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