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식사법’ 이렇게<하> 올바른 건강 식습관

이의현 기자 2024-08-22 08:07:30
저속노화를 위한 하루 알과표. 자료=tvN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100세 국민 주치의’ 정희원 박사가 <저속노화 식사법>이라는 신간을 냈다. 그는 근처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곡류와 콩류를 다양한 비중으로 섞은 잡곡밥을 중심으로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저속노화 밥 레시피와 사계절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과일을 활용한 요리법까지 소개했다. 책에서 독자들을 위한 30가지 질문과 답을 게재한 것이 있어 상·하편으로 나눠 요약해 소개한다.

- 콩에 여성 호르몬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괜찮은가.
“콩은 심혈관계질환 예방과 암 예방, 사망률 감소 등에 도움이 된다. 성 호르몬과 연관된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위험을 줄이는데도 도움 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럼에도 대두에 식물성 에스트로겐(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두유나 발효 콩 식품, 두부 등의 형태로 가공하면 이소플라본이 많이 줄어든다. 대두에는 100g당 90~120㎎의 이소플라본이 들어있는데 된장이나 두부로 가공하면 1/4~1/5로 줄어든다. 대두 외에 렌틸콩이나 병아리콩, 검정콩, 완두콩 등에는 100g당 1㎎ 이하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수입산 대두에는 GMO(유전자재조합식품)가 많다고 들었다.
“세계보건기구 등은 현재까지 승인된 GMO 작물이 일반 작물만큼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GMO 대두와 비-GMO 대두 사이의 영양 성분에도 큰 차이가 없고 단백질과 이소플라본, 비타민, 미네랄을 비슷한 수준으로 포함한다. GMO 대두의 단백질은 비-GMO 대두의 단백질과 성질이 달라 위장관의 과민반응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소화 및 흡수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 단위로 쪼개지므로 GMO 대두가 기전적으로 과민 반응을 유발하기 쉽지 않다. 알레르기 반응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도 충분치 않다.”

- 냉동 블루베리 같은 냉동식품은 비타민C 같은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나.
“냉동 블루베리는 신선한 상태에서 급속 냉동되기 때문에 영양소가 상당 부분 보존된다. 비타민 C 등 대부분의 영양소는 냉동과정에서 크게 손실되지 않는다. 냉동 과일과 채소는 신선한 상태일 때와 비교해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거의 동일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더 높을 수도 있다. 비타민 C는 열과 빛에 민감하지만 냉동상태에서는 안정적이다.”

-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해도 괜찮은가.
“에리트리톨이나 자일리톨, 말티톨 소르비톨 같은 ‘당알코올’은 칼로리가 낮다. 적은 양에서는 안전하지만 다량 섭취 시 소화기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말티톨과 소르비톨은 고용량 섭취 시 소화불량과 복통 가스,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에리트리톨은 상대적으로 소화문제가 덜한 편이다. 천연감미료인 스테비아는 칼로리가 거의 없다. 아스파탐이나 사카린,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감미료 역시 칼로리가 매우 낮고 혈당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인공감미료의 안전성은 일상적인 섭취라면 큰 문제가 없다. 아스파탐에 발암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설탕 섭취가 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에 비하면 무시할 정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요즘 ‘제로 칼로리’를 내세우는 식품이 많다. 건강에 괜찮다는 것인가.
“‘제로’ 표기 상품은 대부분 대체당으로 만들기 때문에 당분과 실질적인 열량은 무시할 만큼 낮다고 볼 수 있다. 대사 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설탕 음료나 가당 음료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 하이볼은 당분이 특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이볼이나 셀처 형태로 드신다면 가급적 제로 슈거 제품을 권한다. 현재 우리나라 희석식 소주는 제로 슈거가 아니더라도 아스파탐을 주요 인공감미료로 사용하므로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진짜 당분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소주는 제로 음료가 갖는 장점이 시판 하이볼에 비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단 음식과 짠 음식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나쁜가.
“어느 것이 사망률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 명확히 단정 짓기는 어렵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고혈압은 심장병과 뇌졸중, 심부전 등의 노화와 연관된 다양한 심혈관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도한 설탕 섭취는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 이에 따른 제2형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다. 비만과 당뇨는 심혈관계질환, 특정 암, 신장질환 등과 관련이 있다. 결국 둘 다 노화를 촉진하고 질병을 부르기 쉬운 생활습관이다.”

- ‘거꾸로 식사법’이 무엇인가. 이렇게 하면 혈당을 느리게 올릴 수 있나.
“식사 순서를 바꾸어 혈당 상승을 느리게 하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식사법이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을 섭취한 후에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식이다. 혈당 및 체지방 조절로도 이어진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으면 소화 과정이 느려져 탄수화물이 더 천천히 흡수되어 혈압 및 인슐린 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런 순서로 식사하면 포만감을 더 빨리 느끼게 되어 과식을 막을 수 있고, 총 칼로리 섭취를 줄여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을 병행하면 더 큰 도움이 된다.”

- 식사 후 바로 움직이면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나.
“식사 후 가벼운 운동을 하면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에서 얻은 탄수화물이 근육으로 더 효율적으로 이동하도록 돕는다. 식후 계단으로 이동하거나 10~30분 정도 산책할 것을 권한다. 가벼운 스트레칭도 소화를 돕고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체를 움직이는 집안 일도 좋다. 다만, 너무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소화에 방해가 된다.” 

- 밥 먹을 때 물을 먹지 말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밥을 먹을 때 물을 마시면 소화효소가 희석되어 소화가 잘 안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섭취하는 물의 양으로는 소화와 흡수에 지장이 생길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밥과 물을 함께 섭취한다고 해서 음식이 죽처럼 되어 소화가 빨라지고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지는 않는다.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이나 단백질, 지방 등이 포함된 식사는 여전히 천천히 소화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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