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정복 가능할까… 치매신약 해외 기술이전 성공한 큐어버스 ‘주목’


 이탈리아에 5000억 원 기술 수출 계약… ‘CV-01’ 신약 성공 시 ‘유니콘 기업’ 가능
박성훈 기자 2024-11-05 07:58:20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

치매 정복의 꿈이 서서히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대표 조성진)가 최근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에 먹는 치매 신약후보 물질 ‘CV-01’ 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3억 7000만 달러(약 5000억 원) 규모인 것도 놀랍지만,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조 단위 매출의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도 있어 더욱 주목을 끈다. 

마침 <연세동문회보>에서 동문인 조성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큐어버스의 보다 구체적인 임상 실험 결과와 향후 글로벌 임상 계획, 그리고 투자유치 및 상장 계획까지 상세히 밝혀 관심을 모은다. 이를 일문일답식으로 요약 정리해 소개한다.


- ‘큐어버스’를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나.
“연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일리노이주립대 약대와 시카고대학 등에서 포스트 닥터를 하다가 2010년에 한국으로 들어와 SK바이오팜에서 일했다. 그런데 대구에서 첨단의료산업진흥공단(현재의 케이메디허브)가 만들어지면서 저분자 신약을 하는 기관에 초기 멤버로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 신약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정말 좋은 물질이 있으면 직접 신약을 개발해 보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2021년에 창업을 하게 되었다.”

- ‘큐어버스’는 어떤 회사인지 설명해 달라. 
“‘CV-01’ 개발은 KIST에서 2016년부터 시작되었다. 박기덕 박사가 원 개발자다. 여가서 가능성을 보고 큐어비스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다. 2021년 시작된 KIST의 바이오스타 사업으로 뇌질환 및 신약개발 전문가인 박기덕 센터장, 진정욱 박사와 함께 KIST 출자기업으로 창업을 하게 되었다. 큐어버스는 Cure와 Universe의 합성어로, 세상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모두가 노력한 덕분에 창업 2년 만에 임상에 들어갔고, 3년 만에 기술이전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 

- ‘CV-01’는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치매 약들은 대부분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정도의 약물이다. 대부분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없애는 항체의 약품들이다. 하지만 이런 것 들은 환자의 30% 정도만 효과가 있고 일부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하지만 큐어버스는 항체 제거가 아닌, 근원적으로 치매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타깃 ‘nrf2’에 주목했다.”
조성진 대표. 사진=큐어버스

- ‘nrf2’은 어떤 것인가.
“인간의 생체방어시스템 중 하나다. 최근 치료제 개발에 있어 유명한 타깃 중 하나다. 외부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 몸이 항상성을 조절할 수 있게 해 준다. ‘CV-01’은 ‘nrf2’을 활성화시켜 인지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해 준다. 동물실험 결과 약물성은 물론 타깃에 대한 선택성, 특히 안정성 면에서 큰 효과를 보였다. 동물실험은 40~50마리 쥐를 이용해 진행했다. 1년 여 실험 결과, 치매에 걸렸던 거의 모든 쥐들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부작용도 없었다.” 

- 상용화까지 5년 정도가 걸린다고 들었다. 
“동물 실험이 끝났고, 우리는 지금 임상 1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에서는 글로벌 임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임상 이후의 영역은 약간 ‘신의 영역’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계속 노력하려 한다.”

- 기대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신약이 완성되면 판권에 대한 로열티가 별도로 계산된다. 한국과 중국 판권은 큐어버스가 갖고 있어, 신약 개발에 최종 성공하면 조 단위의 유니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별도로 큐어버스는 2027년 상장을 목표로 2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곧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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