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약해지고 하루가 다르게 근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생존근육 3가지만 키워라>를 쓴 이상모 박사는 평생 걷고 뛰고 싶다면, 특히 4050 이후 노후까지도 건강한 근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9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꾸준히 운동을 습관화할 것을 조언했다. 트레이너를 위한 과학적 맞춤형 운동 지도법인 ‘PT 지도론’ 전문가인 이상모 박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첫째, 3주, 3개월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누구나 근력 운동이 필요함을 알지만 실천은 예상보다 쉽지 않다. 따로 시간 내기가 어려운데다 동기 유발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모 박사는 “3주차와 3개월차에 고비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그는 첫 3주간은 기분 전환 수준의 신체활동을 하는 것으로 시작할 것을 권했다. 운동 ‘강도’에 집착하지 말고, ‘시간’만 잘 지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래야 운동습관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그렇게 3주를 보내고 이어 3개월을 버티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완전히 본인의 루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때도 ‘장소’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 10분~20분 홈 트레이닝이라고 할 것을 권했다.
둘째, 3가지 운동 원리를 지키자. 근력 운동 시 과부하의 원리, 점증성의 원리, 반복성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일상에서 받는 자극보다 더 강한 자극(과부하)을 주어야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근력운동 초기에는 통증이 좀 있겠지만 그런 초과회복 과정을 거쳐 근육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점증성의 원리는 운동 강도와 양, 빈도를 점진적으로 늘려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근육은 같은 강도의 외부 자극에 2주 정도면 적응력이 생기므로 2~3주마다 강도나 양을 늘려야 근육 발달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몸의 변화는 수 없이 많은 반복 동작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 반복성의 원리다. 강도와 양을 계속 늘리는데도 근육이 만족할 만큼 발달하지 않는다면 더 길게 반복하라는 얘기다.
셋째, 워밍업 세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운동 중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워밍업이다. 워밍업 세트는 2세트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세트는 최대 능력의 50%로 운동하고 두 번째 세트에서는 최대 능력의 70~80%가 적당하다고 한다. 처음부터 최대 능력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이 파열되거나 관절과 인대 등에 손상이 올 수 있다.
워밍업은 본격 운동에 앞서 우리 몸이 잠자는 세포를 깨워 100%가 될 수 있게 준비하는 조치다. 뇌가 운동세포와 근육세포를 100% 깨워 모두 동원죌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 박사는 “심혈관계와 근육의 노화가 진행되는 40~50대부터는 더더욱 워밍업 세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넷째, ‘생존근육’부터 단련하자.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곧 생존력이 된다. 움직임을 일으키는 근육을 생존근육이라고 한다. 엉덩이의 대둔근, 다리의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근, 종아리의 비복근, 어깨의 삼각근 등이 대표적이다. 일어서고 앉고, 밀고 당기는 데 필요한 근육들이다. 50대를 넘기면 이런 근육부터 먼저 단련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우리 근육은 3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80대가 되면 그 절반으로 줄어 든다. 특히 움직임에 중요한 앞의 대근육은 60대가 되면 줄어드는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을 유일한 길은 근력운동 밖에 없다. 따라서 근력 운동도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 밀고 당기는 동작을 우선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건강 짱’을 목표로 운동하자. 근력 운동의 목표는 근육 감소와 체지방 증가, 신진대사 저하 등을 예방하고 면역 기능을 높이는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이 무리하게 근육운동을 해 울퉁불퉁한 몸을 욕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심혈관 계통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혈관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이 박사는 “50대 이후라면 건강 증진이 궁극적인 목표여야 한다”고 말한다. 힘이 센 ‘힘 짱’이나 날씬한 ‘몸 짱’ 보다는 ‘건강 짱’에 목표를 두라고 권한다. 그는 “몸의 움직임에 중요한 무릎관절과 고관절, 허리 관절을 건강하게 지탱할 수 있을 정도의 근육만 잘 키우면 된다”면서 “그 수준이라도 신체활동 능력이 훨씬 젊어져, 면역 기능과 신진대사 활동이 좋아지면서 건강의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여섯째, ‘슬로 트레이닝’으로 운동하자. 가벼운 중량으로 천천히 느리게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근육이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운동 방식을 슬로 트레이닝이라고 한다. 가벼운 중량으로도 근육에 강한 부하가 걸리게 만드는 것이다. 자세를 고정하지 않고 느리게 운동하면서 근육을 좀더 빨리 힘들게 하면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중년 이상이거나 관절 질환이 있는 사람이 활용해도 좋다. 예를 들어 스트레칭을 할 때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거나 펴지 않아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주는 것이다. 간단하고 편해 보이지만 심장과 혈압에 부담도 덜 주는, 중강도 수준의 운동이다.
일곱째, 근육 운동이 유산소 운동보다 먼저다. 걷기와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대표적인 심폐 기능 강화 운동으로 누구나 해야 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런 유산소 운동에 앞서 근력 운동을 먼저 할 필요가 크다. 3개월 정도는 먼저 움직임을 일으키는 근육 운동을 중심으로 근력운동을 해 관절을 보호할 근육을 먼저 늘려주는 것이 순서다.
유산소 운동에 앞서 근육 운동을 먼저 해야 하는 이유로 이 박사는 두 가지를 든다. 주요 관절이 받는 충격을 흡수한 근육이 필요하고,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서 평생 걷고 뛰는데 필요한 근육을 만들어주라는 얘기다.
여덟째,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우리 몸은 단백질 없이는 성장은 물론 생명을 유지할 수도 없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당뇨병과 골다공증,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장이나 뇌, 혈관 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하루 권장량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50대 이후로는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당 1g이다. 하지만 50대부터는 소화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근육도 줄어드는 만큼, 체중 당 1.2g 섭취가 좋다고 한다. 단백질 보충제도 도움이 되지만,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콩과 곡류로 이뤄진 식물성 단백질 보충제가 낫다고 한다. 이 때 국가 인증서가 있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영양 섭취 타이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 후 영양섭취는 필수다. 이 박사는 “무엇을 먹느냐 보다 언제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몸이 영양 섭취를 필요로 할 때, 에너지를 정확하게 공급해 주어야 근육 생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타이밍에 맞게 영양을 섭취하면 근육이 만들어지는 반면 지방은 더 적게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는 운동 전과 운동 중에도 영양 섭취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운동 후 45분이 영양 섭취의 골든 타임이라며, 운동 2시간 후 섭취한 고품질 단백질보다 운동 후 45분 이내에 섭취하는 저품질 단백질이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 효과가 80% 더 높다고 전한다. 단백질과 탄수화물과의 혼합보충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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