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가능성 높은 뇌졸중, 이렇게 하면 막을 수 있다

이의현 기자 2025-01-14 07:52:32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뇌졸중은 그 자체도 위험하지만 언제든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모두가 우려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준엽 교수는 너무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잘만 관리하면 재발 위험 없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조언한다. 김준엽 교수가 병원 유튜브를 통해 전한 '뇌졸중 재발 방지법'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 뇌졸중 재발을 정말로 막을 수 있나.

“뇌졸중 환자들을 추적관찰해 보면 1년이 지난 시점에서 100명 중 15명 정도가 재발한다. 입원 후 한 달 정도에 약 10%가 재발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재발률이 떨어진다. 3개월이 지나면 7%, 6개월 후면 5%, 1년 후면 3% 정도가 된다. 일단은 평소 철저한 관리가 필수다.”

- 뇌졸중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생활습관을 소개해 달라.

“뇌졸중 재발 방지법은 발생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발생원인이 무엇이든, 심지어 뇌졸중을 겪지 않은 사람들도 하면 좋은 게 있다. 바로 적절한 운동과 식습관 관리, 수면무호흡증 관리다.”

- 어떤 운동이 뇌졸중 재발 방지에 좋은가.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이 좋다. 나이에 따라 중요한 정도가 조금은 다르다. 65세 이하라면 유산소 운동이 더 좋다. 그냥 가볍게 걷는 것은 허리 건강이나 기분 전환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뇌혈관질환만을 고려했을 때는 ‘운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주 2~3회, 20분에서 30분 정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걷거나 조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평소 심박수보다 최소 20% 이상 빨리 뛰어야 심뇌혈관 질환예방에 도움이 된다.” 

- 근력운동으로는 어떤 것을 추천하나.

“근육이 급격히 빠지는 65세 이상에게는 근력 운동이 더 중요하다. 이 때는 예전에 못 느꼈던 기립성 어지럼증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머리를 어딘가에 부딪치기라도 하면 뇌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허벅지 운동을 많이 해 두면 좋다. 아래서부터 피를 힘차게 머리까지 뿜어줄 수 있어 뇌경색 재발을 막아준다. 코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플랭키나 스쿼트를 권한다. 신체에 무리가 없다면 하루에 플랭크 1분 이상, 스쿼트 30분 정도만 해도 뇌졸중 예방에 좋다.”

- 식습관 관리 방안도 얘기해 달라.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단 음료는 대사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술, 특히 적포도주는 예전에는 건강에 좋다고 많이들 마셨지만 지금은 단 한 잔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는 퇴 건강에 치명적이다.”

-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나.

“대부분 큰 효과도 없지만 부작용도 별로 없어 의사 처방 없이 많이 팔린다. 하지만 과도한 섭취는 간 수치를 높이거나 콩팥 기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뇌졸중 예방약도 간에서 분해된다. 따라서 영양제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진 경우, 정작 중요한 약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영양제나 건기식을 굳이 먹을 이유는 없다. 종합비타민 정도만 드시는 게 좋다.”

-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 관리가 대단히 중요해지고 있다고 들었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같은 대사성질환의 근본적인 위험요인으로 수면무호흡증이 꼽힌다. 코를 골거나 잠자리가 늘 개운치 않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맞다면 수면 중 좁아진 기도를 마스크를 통해 확장시켜 주는 ‘양압기 치료’가 효과적이다.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도 조절이 잘 되기 때문에 약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 뇌졸중은 왜 걸리는 것인가.

“뇌졸중에는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있다. 뇌경색의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다. 먼저, ‘큰동맥죽상경화증’이다. 혈관벽 내부에 이물질이 쌓여 큰 동맥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뇌경색 환자 10명 중 4명의 원인이 이것이다. 재발율도 15% 정도로 높은 편이다. 담배나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위험 인자들이 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금연 및 주기적인 당 관리를 통해 당화혈색소를 7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LDL콜레스테롤 수치도 70㎎dL 이하여야 한다.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되는 ‘스타틴’ 약이 효과적이다. 일시적인 근육통이 오더라도 임의로 복약을 중단했다간 위험할 수 있다.”

- 또 다른 원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심장원인색전증’이 있다. 뇌경색 환자의 20% 정도이며 재발율이 8% 정도다. 재발 이유는 약 중단 때문이다. 대개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세동’에 의해 발생한다. 심장 안에 피가 고여 혈전이 생길 수 있어, 심장세동 환자들은 항응고제를 복용하게 된다. 문제는 약을 이틀만 끊어도 효과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일주일 정도 복용을 않으면 뇌경색이 생길 위험이 급격히 올라간다. 그러니 항응고제를 중단할 상황이 생기면 꼭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 기타 재발 원인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 달라.

“‘소혈관 폐색증’이라는 게 있다. 뇌경색 환자의 30% 정도이며 재발율은 7% 정도다. 원인은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다. 평소에 꼭 혈압 체크를 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은 수축기 혈압을 130까지 낮추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들이 많다. 혈압 조절은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혈압약을 잘 먹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밖에 원인 불명의 재발도 10% 정도다. 오히려 재발률은 낮으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마지막은 희귀한 경우다. 희귀한 원인이거나 2개 이상 원인이 겹쳐 발생한다. 재발율과 방지법은 천차만별이다.”

- 뇌졸중 재발이 의심되는 증상이 따로 있나.

“편마비 증상이 대표적이다. 아침에 일어나 앉은 상태에서 양쪽을 앞으로 올려보고, 팔의 높이가 차이 나는 지를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편마비 경험자들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평소보다 차이가 크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실어증도 의심 증상의 하나다. 말이 어눌해지면 뇌졸중 재발을 의심하게 된다. ‘분당 서울대병원’ 처럼 일곱 음절을 끊기지 않고 읽지 못하면 재발을 의심해 봐야 하다. 보행 실조증상도 있다. 단순히 몸이 쏠리는 차원을 넘어 심한 어지럼증이 동반된다. ”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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