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답게 100세를 살려면 귀를 소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이 들수록 이명이나 난청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귀 건강에 실패하면 삶의 질이 치명적으로 떨어진다. 1만 명에 이르는 난청과 이명 환자 치료 경력을 가진 이비인후과 박사로 음성학과 암, 난청 유전자 연구로 유명한 일본의 기무라 시노부 박사가 <이명과 난청 리셋법>이라는 최근 저서에서 밝힌 귀 건강법을 소개한다.
◇ 나이 들수록 ‘난청(難聽)’ 가속화… 방치해선 안돼
난청은 청각장애의 일종으로, 소리를 듣거나 구별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소리가 바깥 귀에서 가운데 귀를 지나 속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될 때 어딘가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한다. 바깥 귀와 가운데 귀의 장애로 생기는 것을 ‘전음(傳音)성 난청’, 속귀나 그 앞 쪽의 장애로 소리를 느끼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감음(感音)성 난청’ 등 크게 두 종류로 크게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주로 고막의 움직임이 나빠서 일어난다. 소리는 들리는데 단어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청각 신경은 살아있는 상태다. 반면에 감음성 난청은 들리는 질이 상당히 저하된다. 귀보다는 오히려 뇌의 문제에 가깝다고 기무라 박사는 얘기한다.
‘노인성 난청’은 대부분 이 둘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혼합성 난청이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전음성 난청 부분은 개선이 가능하지만 감음성 난청은 회복이 어렵다고 한다. 노년에 난청이 나아졌다고 하면 주로 점음성 난청을 치료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
스스로 전음성 난청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머리 안에서 울리거나, 웅웅 거리거나, 소리는 들리는데 선명하지 않고 단어도 명확하게 들리지 않거나, 만성비염이나 천식이 있으면 전음성 난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어느 것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한다.
기무라 박사는 “거의 모든 난청은 방치하면 예외 없이 악화된다”며 노화성 난청을 가속시키는 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한다. TV나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것 자체가 난청 속도를 직접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는다. 술이나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사라도 혈류가 나빠져 청각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이명과 난청이 동시에 올 수도
이명(耳鳴)은 귀 속에서 징~징 하고 소리가 나는 증상이다. 누구나 약간의 이명 증상은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혈압이 높아지거나 갱년기가 되면 이명이 더 잦게 발생할 수도 있고, 원인과 증상도 사람마다 제각각이라 평소 귀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명은 본인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 근육 경련과 혈관 병변의 박동 등 물리적으로 소리가 나는 ‘타각적 이명’이 있다. 대부분은 본인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이다. 이명이 있는 사람의 90% 정도는 ‘난청’도 있다고 한다. 이명이나 난청, 그리고 어지럼증 모두 달팽이관 신경으로 인한 것이라고 기무라 박사는 설명한다. 특히 소음성 난청인 사람은 거의 대부분이 이명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명 치료가 어려운 것은 본인만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비인후과에서 전문적인 검사를 받으면 객관적인 진단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전문의 조차 원인 특정이 어려울 때가 많다. 호르몬의 불균형이나 심리적 요인이 주원인인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기무라 박사는 “이명을 의식할수록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로 인해 이명이 더 악화된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명을 의식하지 않을 환경과 생활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조용한 환경은 피하면서 TV나 라디오, 음악 등 다양한 소리를 들을 것을 권했다. 취미에 열중하면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이명을 자연스럽게 잊을 수 있는 생활 습관도 권했다.
◇ 이명 진단과 검사, 치료 이렇게
어지럼증이 생기면 메니에르병, 속 귀나 뇌의 혈행 장애, 뇌종양, 뇌졸중 또는 두부 외상의 후유증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자신의 소리가 울린다면 이관협착증이나 중이염, 이관개방증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전신에 불쾌감이 느껴진다면 자율신경 실조증이나 갱년기 장애,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두통이나 어깨결림, 두근거림이 감지되면 고혈압이나 저혈압, 빈혈, 심장질환, 뇌혈관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니 잘 살피는 것이 좋다.
이명 검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검사에 사용되는 소리는 ‘슈~’,‘끼잉’, ‘지~’의 세 종류다. 각각을 3가지 높이로 검사한다. 모두 9개 종류의 소리로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무라 박사는 “이런 검사만으로는 의학적 데이터를 얻기가 쉽지 않다”며 난청 검사 수준의 이명 검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명 치료법도 다양하다. 이명 증상이 갑자기 생겼다면 원인 질환을 특정해 치료한다. 약물 요법으로는 속 귀 순환개선제나 속귀의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비타민제 또는 한약 등이 활용된다. 심리적인 요인이 강하면 항 불안제나 항 우울제도 사용된다.
심리요법도 있다. ‘이명은 있어도 괜찮다’라며 이명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돕는 것이다. 음향요법도 있다. 보청기를 사용해 잘 안들리게 된 소리를 증폭해 듣는 방법이 있다. 이명을 느끼지 못하도록 노이즈 제너레이터라는 장치를 사용해 작은 노이즈를 계속 귀로 보내는 방식이다.
기무라 박사는 노화성 난청의 이명이라면 자신이 고안한 ‘셀프 케어’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난청이 개선되면 이명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게 된다고 한다. 특히 전음성 난청과 관련이 있는 뇌가 소리를 감지하느라 함께 잡히는 잡음 부분도 좋아진다고 한다.
그는 전음성 난청이 있다면 꼭 ‘하품귀 공기빼기법’을 해 보라고 권했다. 먼저, 코를 확실하게 풀어준 후 입을 크게 벌린다. 그러면 몇 초 후에 반드시 하품이 나온다. 하품으로 입에 공기가 가득 찼다면 그 숨을 뱉기 전에 입과 코를 막는다. 숨을 삼키면 안된다. 이어 입을 닫은 채 귀에서 공기가 빠지도록 숨을 코로 모은다.
귀로 공기가 빠지면 손을 뗀다. 마지막으로 입을 열어 남은 공기를 내보낸다. 2주일 정도 이 동작을 반복하면 이명이 다소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어지럼증이 심한 날은 귀 공기빼기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가무라 박사는 감음성 난청에 부수된 이명이라면 개선이 쉽지 않다고 했다. 이 경우에는 ‘귀마사지법’을 추천했다. 귀 마사지법은 먼저, 귀 전체를 손으로 누른 다음에 빙글빙글 돌린다. 대체로 한번 돌리는 데 1초 정도로 총 5회 실시한다.
다음에는 귀의 피부(귓볼)를 손가락으로 잡아 위-아래, 대각선 위-아래, 가로 방향으로 각각 3초씩 가볍게 당긴다. 이 동작을 3회 반복하면 나아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회에서도 마사지가 이명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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