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률 높은 소화성궤양 … 다양항 원인 제거와 위산분비억제재 복용이 기본

박준철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전하는 소화성궤양의 증상과 처방법
박성훈 기자 2025-04-15 09:07:45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박준철 교수. 사진=세브란스병원 

소화성 궤양은 몸 속 소화기관에 상처가 생기는 질환이다. 위에 생기는 위궤양, 십이지장에 생기는 십이지장궤양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위산분비액제재 복용 등으로 대부분 잘 회복되지만, 다른 질환에 비해 재발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의 박준철 교수가 <세브란스 소식>을 통해 소화성궤양의 증상과 처방에 관해 자세하게 안내해 이를 일문일답식으로 재구성해 요약 소개한다.

- 소화성궤양은 왜 생기나.

“스트레스나 매운 음식이 주원인으로 흔히 지목되지만, 사실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다. 이 균은 위 점막에 붙어 염증을 일으키고, 점막을 보호하는 점액층을 손상시켜 위를 산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다음은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같은 진통소염제 남용이다. 염증을 억제하지만 위 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 생성도 함께 억제해, 위 내벽을 손상시키고 위산 보호 능력을 떨어트려 궤양을 일으킨다. 예전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궤양에 중점을 두고 치료했으나, 최근에는 고령인구가 늘면서 진통소염제에 의한 궤양 사례가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간 혹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복용이 있다. 흡연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도 궤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소화성궤양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떤 것 들이 있나.

“타는 듯한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그리고 메스꺼움이나 구토 또는 체중 감소까지 매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은 속 쓰림 같은 상복부 통증이다. 통증은 공복 때는 물론 식후에 더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당뇨가 있거나 고령인 경우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어떻게 진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가장 정확한 검사는 ‘위 내시경’이다. 식도부터 위, 십이지장까지 직접 관찰해 궤양 여부와 궤양의 위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위암 유병율이 높아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해 암 세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함께 살펴 궤양의 원인을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직접 조직을 얻어 검사하는 침습적 방법, 내시경 없이 시행하는 비침습적 발법이 있다. 비침습적 방법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이 만들어내는 요소를 측정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요소호기검사, 혈액에서 항체를 확인하는 혈청검사, 그리고 대변에서 확인하는 대변항원검사 등이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 소화성궤양의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다를 것 같다.

“그렇다.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이라면, 고용량 항생제와 위산분비억제재를 함께 복용해 균을 제거할 수 있다. 제균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으면 대부분 재발할 수 있으니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처방받은 항생제와 위산분비억제재를 정해진 횟수와 기간에 맞춰 반드시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부작용 등으로 항생제 복용이 어렵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진통소염제가 원인이라면 가급적 약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중단이 어렵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보호 가능이 있는 진통소염제로 바꾸거나 위산분비억제재를 같이 복용해 위점막을 위산으로부터 보호해 줘야 한다.”

- 치료 기간은 어느 정도나 걸리나.

“이런 원인들을 제거함과 동시에 위산분비억제재를 최소 한 달에서 두 달 간 복용해 위십이지장궤양을 치료해야 한다. 보통 두 세 달 뒤에 추정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통해 궤양 치유 여부를 확인한다. 특히 위궤양은 필요 시 재조직검사로 위암 여부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후 위산분비억제재의 지속 여부는 환자의 나이나 복용 약물, 궤양 치유단계에 따라 주치의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라는 새로운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기존의 위산분비억제재보다 강력하고 신속한 위산억제 효과가 있어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향상, 증상 경감과 함께 치료 효과도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 치료를 않고 방치하거나 궤양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고 들었다.

“먼저, 위십이지장 출혈이 올 수 있다. 궤양이 진행되면서 내부출혈이 생기는 경우다. 혈액 구토, 검은색 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십이지장 출혈이면 다량의 붉은 변을 볼 수도 있다. 출혈량이 많아지면 위중해질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음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천공’의 가능성이다. 위십이지장 벽의 궤양이 심해져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위액과 위 내용물로 인해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복통이 생기거나 열이 나면 반드시 천공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고령이거나 침대 생활을 오래 한 환자는 전조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니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 위가 막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 위 출구 폐쇄가 올 수 있다. 궤양으로 부종이나 흉터가 생기면서 십이지장 같은 좁은 소화관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위 출구가 막히면 음식물 통과가 차단되어 소화가 안되고, 심해지면 구토 증상으로 더 이상 음식 섭취가 어려워진다. 폐쇄 정도에 따라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내시경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 소화성궤양 치료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

“원인 제거와 위산분비억제재 복용이 기본이다. 처방 약을 정해진 용량과 기간을 지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중에는 무조건 금연이다. 매운 음식은 위산분비를 자극한다. 지방과 카페인, 알코올이 함유된 산성 음식과 음료를 피하고 건강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로 공복상태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위산 생성을 증가시키는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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