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과 '크게 성공한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
2024-11-20
시중에 재테크 대중서적들이 넘쳐난다. 그대로 따라하면 대박날 것처럼 유혹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경제학 교수들도 깊은 수학·경제적 전문성과 복잡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앞세워 재테크 조언을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쪽의 말을 더 믿어야 할까. 행동경제학자인 김준목 경제칼럼니스트(경제학박사)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와 기고한 글에서 두 집단의 재테크 조언에 관해 현명한 대처법을 일러준다.
◇ 누구의 조언을 듣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까?
김준목 박사는 2022년 예일대 경영대학의 재무금융 제임스 최 교수가 최고 권위의 경제학술지 중 하나인
결과적으로 두 집단의 재테크 조언에는 상당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의 필요성에 대한 조언부터 달랐다. 경제학자들은 “소득이 적은 젊을 때는 저축을 적게 하거나 거의 하지 말고, 중년기에 저축을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각 연령대에 지출하는 금액을 평생에 걸쳐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반면에 유명 저자들의 조언은 직설적이고 인정사정이 없다. “우리가 일정하게 해야 할 것은 ‘소비 금액’이 아니라 ‘저축률’”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는 아직 번역서가 없는 ‘The Wealthy Barber Returns(돌아온 부유한 이발사)’의 저자 데이비드 칠튼은 “경제학자들의 그런 조언에 귀 기울지 말라”고 대놓고 비판했다. 그는 “저축을 않다가 갑자기 스위치 켜지듯 저축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예상치 못한 상황들로 인해 저축보다는 지출을 일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많은 재테크 저자들은 ‘단순함’을 강조한다”면서 50권 중 21권의 책에서 ‘연령에 상관없이 일정한 저축률’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소득의 10%에서 15%, 심지어 몇 권은 20% 이상을 저축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 행동경제학자들 견해는?
경제학자들은 A 계좌의 10만 원과 B계좌의 10만 원은 서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같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17권의 저자들 생각은 달랐다. 각각의 특정한 목적을 지닌 ‘심리적 계좌’(Mental Accounts)에 돈을 나누어 저축하라는 것이었다. 심리적 계좌 또는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차드 탈러가 고안한 개념이다.
사람들은 같은 금액이라도 지출 목적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인식’을 달리 한다. 휴가를 가려고 아껴 모아놓은 200만 원이 수시입출금 통장의 200만 원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같은 심리적 계좌에는 응급상황 시의 비상금, 노후준비자금, 집이나 자동차 마련을 위한 저축금, 자녀의 대학등록금 저축금 등이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딘 칼런 등의 2016년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심리적 계좌는 ‘오늘의 저축이 미래 정확히 어디 쓰일 지 연결시킴’으로써 저축 동기부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디에 지출될 돈인지를 통장 이름으로 정해 저축하는 것도 좋은 활용 방안일 수 있다. 한 마디로 돈에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 저축이나 투자에서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 ‘부채 눈덩이(Debt Snowball)’ 전략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대출을 갚을 때 가장 높은 이율의 대출부터 갚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0권의 책에서는 그런 우선순위를 거부한다. 이른바 ‘부채 눈덩이(Debt Snowball)’라는 방법이다. 가장 적은 빚부터 갚아 나가라는 것이다. 그 빚을 갚은 후에 그 다음 적은 빚을 갚고, 모든 빚을 갚을 때까지 이를 반복하라는 것이다.
카드대출처럼 매우 높은 이율의 대출은 예외이겠지만 사실 대부분 사람들의 대출 이율은 엇비슷하다. 이렇게 갚아야 할 대출들을 빨리 빨리 하나씩 갚아 나가는 것이 더 힘이 나고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부채 눈덩이 이론의 핵심이다. 비슷한 관점에서, 2권의 책에서는 이율에 상관없이 ‘가장 거슬리는’ 빚부터 갚아 나갈 것을 조언했다고 한다.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은 귀에 쏙쏙 잘 들어오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어 좀 더 주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김 박사는 하지만 정보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은 반드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50권의 대중서 내용에는 사실과는 다른, 추측에 불과한 주장들이 꽤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반면에 경제학자들은 틀린 내용은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일반인 기준에서는 해결책이 복잡하거나 직관적 이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그는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 조언들이니, 본인에게 가장 와 닿고 도움이 될 조언을 취사선택해 실행에 옮겨볼 것을 권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경제와 금융 부문의 공부는 필수일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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