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만성질환 극복하기 (1)당뇨병<하> 당뇨 완치 가능성

박성훈 기자 2025-05-12 10:48:44
클립아트코리아. 기사 및 보도와 연관 없음.

당뇨병은 ‘끊임없이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당뇨병도 이제는 ‘완치에 가깝게’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당뇨 졸업’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당뇨 약을 먹지 않고도 적정 수준의 혈당이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그 역시 전제는 ‘철저한 당 관리’다. 당뇨병 완치에 도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당뇨 졸업하려면 철저한 혈관관리가 최우선

전문가들은 대체로 당뇨 약을 먹지 않고도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상태에서 최소 6개월 정도 유지되면 ‘당뇨 졸업’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삐긋하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것이 당뇨병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방심하다가 고 혈당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운동을 게을리 하면 다시 체중이 늘어나고 당뇨가 찾아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혈관 관리’다. 당뇨나 당뇨 합병증 모두 혈관염증이 최대 원인이다. 당뇨병이 생기면 혈액 안, 그리고 세포 속에 당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당들이 모여 생긴 찌꺼기 ‘최종당화산물’이 몸 속에 계속 축적되면 결국 해당 장기에 이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각종 당산화물질로 인해 염증물질이 생기고 이것 들이 혈관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혈관을 망가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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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고지혈증도 동반할 수 있다. 혈액 속의 과도한 지방 조각들이 혈관벽에 쌓이게 되면서 혈전을 형성하게 되면 혈관이 딱딱해 진다. 당뇨에 고지혈증까지 추가되면 동맥 경화가 올 가능성이 배가된다. 동맥 검사와 경동맥 초음파 검사 등을 주기적으로 받아보면서 혈관 건강에 이상이 없는 지 늘 확인해야 한다.

혈관 건강을 위해 혈관 지질 관리에도 남다른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지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혈관 속에 끈적끈적한 당이 돌아다니다 혈관 벽에 쌓이게 된다. 여기에 지방이 붙으면 혈관이 막혀버린다. 그렇게 뇌의 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오는 것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미리 예방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조치가 혈액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dL 밑으로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더불어 몸 속 중성지방도 15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 당뇨약 평생 먹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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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뇌경색이나 실명, 투석, 심근경색 같은 합병증이다. 혈당이 높은데도 투약에 소홀히 하거나 식습관 개선 노력을 않는 등 혈당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 당뇨 졸업 판정을 받더라도 다시 재발하거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으면 안될 상황을 맞게 된다.

전문가들은 “약을 피하려다 (인슐린)주사를 맞지 않도록 복약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한다. 당화혈색소가 6.5~7.5 미만인 초기라면 1차 약제인 메트로포르민이 우선 권고된다. 혈당 강하 효과가 뛰어나면서 체중 감소와 지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당화혈색소가 9.0 이상으로 크게 올라가면 경구 약제와 함께 GLP-1 유사체 중 세 가지 종류를 선택해 쓰게 된다.
엄격한 식이 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도 줄여 당화혈색소나 혈압, 이상지질혈증이 모두 개선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6개월 이상 약을 끊고도 혈당 조절이 잘 되는 사람들도 매우 소수지만 눈에 띈다. 하지만 약을 끊고 일정 기간 이상이 없다고 해서 자만해선 안된다. 전문 주치의와 계속적인 추적 관찰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에는 신약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어 주목을 끈다. SGLT2 억제제인 글로피진 계열의 약제로 다파글리플로진(상품명 포시가), 엠파글리폴로진(자디앙), 이프라글리폴로진(슈글렛) 등이 있다. GLP-1 유사체인 돌라글루타이드(트루리시티),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같은 주사제도 있다.

◇ 인슐린 주사, 너무 거부감 가질 필요 없어

당뇨병 환자들 가운데 약으로 처방하기에는 당뇨 정도가 심해 곧바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평소 혈당 관리가 전무한 상황에서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 응급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슐린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나 위화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혈당을 낮춰주고 췌장 세포 회복에 도움을 주는 사실상 당뇨의 마지막 치료제인 만큼 주사 맞기를 외면해선 안된다.

인슐린 주사는 당화혈색소가 9% 이상, 공복혈당이 250㎎/dl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에 이르렀을 때 맞는다. 그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자주 갈증을 느끼거나 잦은 소변, 단기간의 급격한 체중 감소가 나타날 때 주사하기도 한다. 특히 소변에 ‘케톤’이 다량 검출되면 즉시 인슐린 주사를 맞을 것을 권한다.

인슐린 주사도 한번 맞으면 평생을 맞아야 하는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3개월에서 6개월 후에 먹는 약으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인슐린 주사는 대개 복부에 많이 맞는다. 피하 지방이 많아 인슐린이 잘 흡수되기 때문이다. 배꼽 주위로 반경 5㎝ 이내는 피하면서, 가능하면 여러 부위에 돌아가며 주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인슐린 주사 부위 표’를 활용하면 자가 투여에 도움이 된다.

인슐린 투여 시 부작용에는 유의해야 한다. 간혹 갑자기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인슐린 투여 용량이 과하거나 투여 시간이 부적절할 때, 갑자기 식사를 거르거나 갑자기 강도 높은 운동을 할 때 올 수 있다. 반복적으로 저혈당이 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체중이 갑자기 불거나, 체내 수분이 넘쳐 온 몸 곳곳이 붓는 ‘인슐린 붓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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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당 관리에 특히 주의할 점들

약이나 주사 말고도 혈당 조절에 특효라고 선전하는 천연식품 또는 건강의약품들이 있다. 하지만 의학적·과학적으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것 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당뇨의 경우, 약을 대신할 수 있는 천연식품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다. 과도한 선전에 혹하지 말고, 전문의의 판단과 처방을 따라 검증된 당뇨 약을 꾸준히 먹는 것이 당뇨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수술 받을 때 마취제나 수액 제재들도 혈당을 높일 수 있느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몸 속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정상적인 혈당 조절이 방해되기 때문에 자칫 급작스런 뇌 심혈관계 합병증을 가져올 수도 있다. 당뇨 환자들은 특히 인슐린 작용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내 단백질 합성 부족으로 인해 상처 치유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평소 근력 강화 운동 등이 필요하다.

수면과 스트레스도 당뇨병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 특히나 수면 시간이 짧고 일상 스트레스가 많은 한국인들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선척적으로 체질이 허약해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평소에 식단 조절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힘쓰는 한편 체력과 근력 강화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참고]

 * <당뇨에 대해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82>. 김지은. 2025. 초록북스.

* <평생관리 NO! 당뇨, 졸업해야 합니다> 이혜민. 2025. 북아지트

* <당뇨병 완치 백과> 황종찬. 2024. 태을출판사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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