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력단절’ 딛고 창업 창직에 성공한 육아맘들

조진래 기자 2023-05-16 08:44:24
경력단절여성들의 재 도전 스토리는 감동적이다. 재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다 보니 자신만의 특별한 관심사와 열정을 무기로 ‘편견’에 도전해 성공한 육아 맘들이 적지 않다. ‘창업’을 넘어 ‘창직’ 도전자들도 심심치 않다. 국내 최초의 유모차·카시트 전문세탁업체 ‘UMOCHA’를 세운 왕혜진 대표, <지금껏 나만 몰랐던 창업 기술>이란 책을 내고 경단녀의 창업 코칭을 자처하는 최은희 작가, 건설회사 직원에서 엄마쿠션턱받이 등 신박한 유아용품을 만드는 ‘마이휴’를 창업한 김은이 대표에게서 경력단절 육아 맘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다.


◇ ‘창직’ 도전자 UMOCHA 왕혜진 대표 “모든 일에는 때가 있어요… 꾸준히 배우며 준비하세요”
국내 첫 유모차·카시트 전문세탁업체 ‘UMOCHA’의 왕혜진 대표는 초등학생 아들과 딸을 키우는 육아 맘이다. 그는 누구나 관심만 가질 뿐, 실행은 못하고 있던 유아용품 전문 클리닝 사업을 찾아내 2012년 창직에 성공했다. ‘엄마’였기에 생각했던 아이템이었으나 정작 기존 서비스업체가 없었던 틈새를 잘 찾아 사업화에 성공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유아용품 제작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

왕 대표는 지금도 새벽 5시 전에 일어나 회사 일을 챙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자는 시간을 짬짬이 이용해 업무를 한다. “몸은 고되지만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하는 그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육아 맘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그리고는 우선순위를 정해 매사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불가능’ 보다는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로나 사태로 모두가 힘들었지만 트렌드를 잘 읽으면 그곳에서도 비대면 서비스나 중고시장, 개인 인플루언서 등 이익을 만들 수 있는 많은 것 들이 보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런 흐름을 잘 읽고 준비하는 것이 성공 창직 혹은 창업의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왕 대표는 그러면서도 서두르지 말 것을 권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면서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잠시 일을 쉬게 되더라도 어느 순간이든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을 위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분야가 꼭 아니더라도 늘 배우려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온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일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한다. 


◇ 창업가를 키우는 최은희 작가 “준비되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행하세요”
<지금껏 나만 몰랐던 창업 기술>이란 책으로 창업 코칭에 나선 최은희 작가. 그는 “처음 가보는 길이라도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고 영기를 준다. 그 자신 20대 디자이너에서 30대 연구자와 교육자를 거쳐 40대에는 1인 창업가, 작가의 타이틀을 갖는 등 늘 다양하게 도전을 계속하다 이제 창업 코칭의 길에 들어섰다.

항상 안주하지 않고 겁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그는 그 원동력이 ‘호기심’이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그를 끊임없이 도전하게 만들었다. 두 아이 엄마로서, 모두에게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길 원했던 야무진 꿈도 그래서 가능했다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삶에 다다를 수 있음을 창업 희망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창업과 관련한 그의 지론은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실행력’을 강조했다. 그는 책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하려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결심이 섰으면, 무엇이든 용기를 내어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패 역시 성공의 한 과정이자 성공의 밑거름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너무 큰 목표를 세우기 보다는 작은 성공을 만들 수 있는 작은 목표에 계속 도전하고 성취해 내는 것이 지속적인 도전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다독인다. 그래서 창업 아이템은 자신의 직업과 능력, 취미에서 찾으라고 말한다. 그것을 빅 데이터와 트렌드 서칭을 통해 시장과 접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 마이휴 김은이 대표 “경력단절은 ‘잠깐 멈춤’일 뿐, 지금도 늦지 않았아요”
김은이 대표는 육아 맘들의 현실적 고민을 해결해 주는 다양한 유아용품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여성 기업인이다. 마이휴의 신생아 머리보호 패드(엄마쿠션턱받이)는 엄마가 아니라면 생각해 낼 수 없는 아이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첫 아이가 머리를 가누지 못하고 엄마의 쇄골이나 어깨뼈 등에 쿵쿵 박는 것을 경험하고는 여성발명협회를 통해 개발 비용을 지원받아 상품화했다.

마이휴 제품은 닥나무 껍질을 가공해 만든 친환경 섬유소재에 집중한다. 한지 소재 닥섬유의 잣씨매듭 한복, 동백꽃 디자인한복, 배색 내복, 휴블리캐릭터 일회용 한지아기마스크, 한글디자인 일체형 낮잠이불 및 높이조절가능한 햇빛가리개 등이 인기몰이 중이다. 한국 전통디자인과 친환경 소재 제품들을 앞세워 ‘K-육아용품’의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육아 맘에게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100세 인생 가운데 ‘잠깐 멈춤’일 뿐”이라고 말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는 육아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꼭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안 해도 좋다고 말한다. 다만,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엄마가 행복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서두르지 말되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것을 권한다.

경력단절에 따른 불안감을 극복하는 것은 당사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지금은 잠깐 멈춰 있지만, 지금이라도 가고 싶은 자신의 인생 방향을 생각하고 고민하며 배움에 과감히 나설 것을 권한다.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민만 하다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조진래·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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