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여성 고용률 높아졌다지만 저임금 근로자 여전히 너무 많다

이의현 기자 2023-09-06 08:55:50

여성가족부가 제28회 양성평등주간을 기념해 6일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보고서를 보면 대한민국 여성의 입지가 여전히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고 자화자찬 했지만 남성과의 임금격차 개선 속도가 더딘 탓에 여전히 저임금 근로 비중이 과다한 상태임을 보여 준다. 

여성가족부는 이날 2022년 15∼64세 여성 고용률이 60.0%를 기록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성 임금 근로자 가운데 중위 임금의 3분의 2 미만인 저임금 근로자가 22.8%에 달했다. 그 자체도 높은 수치지만 11.8%인 남성 저임금 근로자 비율에 비해 2배나 높다는 점이 문제다.

여성가족부는 이마저도 10여 년 전인 2010년에는 39.8%였던 것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별 임금 격차도 그 동안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며 기대를 내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268만 3000원)은 남성(413만 7000원)의 65% 수준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여성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도 1만 8113원으로 남성(2만 5886원)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여성들이, 아이 엄마들이 집 밖으로 나와야 나라가 산다. 그래야 경제가 살고 소비가 살고 가정이 산다. 그럼에도 가사노동을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응답이 23.7%에 달했다. 여성 고용 정책이 아직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여성이 고용현장에서 여러가지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출산과 육아에 따른 '경력단절'에 있다. 여성가족부를 포함해 범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속도라면 경력단정 육아맘이 다시 사회에 나오더라도 좌절과 실망만 있을 뿐이다. 보다 전향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예산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하고, 지자체 역시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여성 고용의 새로은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기업체들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도 절실하다. 여성 근로자를 더 채용하고 경력단절자들을 적시적소에 고용하고 육아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직장이 탁아소가 될 정도는 만들어 주어야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기업의 역할 분담이 절실하다.

아이가 엄마의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 그 걸림돌들을 정부와 지차제, 기업이 함께 빠르게 해소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나라 경제가 살고,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가정에서도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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