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돈 관리에는 ‘쓴 소리 멘토’가 필요하다

조진래 기자 2023-10-11 08:51:51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올린 글 하나가 공감을 사고 있다. 오현민 수석연구원이 쓴 이 글의 요지는 '돈을 관리하는 데 있어 누군가 곁에서 쓴 소리를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을 꼭 찾으라는 게 더 정확한 메시지다.

이 글에서는 넷플릭스의 리얼리티 쇼 ‘나만 몰랐던 부자되는 법(How to get rich)’이라는 시리즈를 소개한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부자되는 법을 가르쳐드립니다(I will teach you to be rich)’의 작가 라미트 세티가 재무 상담자로 나서 다양한 상황을 진단해주고 재무적 처방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라미트는 상담 때마다 ‘당신이 생각하는 부유한 삶(rich life)은 어떤 것인가’라고 묻는다. 돈의 액수 보다는 구체적인 행복한 삶의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서 계획을 세우고 투자 기준을 잡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 임을 가르쳐 준다. 그저 운으로 얻은 수익을 자신의 실력이라 오판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꾸준하고 확실하게 수익을 얻는 방법을 조언한다.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투자는 지루해야 한다 (Investment should be boring).”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돈, 돈, 돈을 아십니까(Get smart with money)’라는 프로그램도 소개된다. 유명 미식축구 선수 티즈 테이버가 20대 초반에 160만 달러의 거액 연봉을 받고 갑작스럽게 얻은 부를 흥청망청 탕진한 이야기다. 빈민가에서 자라 돈 관리라곤 전혀 몰랐던 테이버는 방탕한 생활 끝에 팀에서 방출되고 수입이 전혀 없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찾은 재무 전문가는 그에게 “S&P500에 매월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그는 투자의 힘을 깨닫게 되고 다시 선수 생활에 도전해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귀가 얇다. 돈 버는 이야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객관적으로 검증할 툴도 마땅히 없으면서 한 편의 정보나 귓속말에 혹해 돈을 날린다. 쓴 소리는 무시하고 단 소리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투자하는 사람치고 쓴 소리를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 못한 위험성을 알려주고,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조급함을 다스려줄 ‘쓴 소리 멘토’가 투자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돈을 더 버는 것 이상으로 돈을 덜 까먹는 것도 투자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 뼈 아픈 조언을 잔소리나 빈정, 질투로 여기고 ‘마이 웨이’만을 외치며 거부가 되거나 돈 관리에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 은퇴가 점점 빨라지는 지금 같은 세대에선 확실한 노후 대비를 위해 좀더 보수적이고 안전한, 더 벌기 보다는 덜 까먹는 투자 패턴이 필요한 때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겐 '쓴 소리 멘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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