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의대 연구팀 "술 한두 잔에 얼굴 빨개지면 심근경색 위험"

이의현 기자 2023-11-14 08:26:00

술 한두 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는 남성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또 이런 사람이 흡연까지 한다면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양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강보승·신선희 교수 연구팀은 14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팀의 2019∼2021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주 후 안면홍조와 심혈관질환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전국에서 구축한 19세 이상 성인 2만 2500명을 표본으로 하고 있다.

보통 음주 후에 얼굴이 빨개지거나 피부가 가렵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두통이나 가슴이 두근거림이 나타나는 것은 유전적으로 체내에서 알코올을 대사시키는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탓으로 해석된다.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체내 독성물질이 빨리 증가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협심증,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35세 이상 남성 6000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이런 위험이 1.34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령이나 흡연, 비만도,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이 비슷할 경우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1.34배 높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특히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이 담배까지 피우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6배 더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강보승 교수는 "한국인에게는 알코올 섭취로 인해 아세트알데히이드 분해효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 자체가 심혈관이 막히게 할 위험을 높인다는 게 여러 연구로 확인된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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