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노화를 판단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쉬운 방법은 ‘얼굴’을 보는 것이다. 주름살 등 당장 눈에 가장 잘 띄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얼굴 노화를 막기 위해 관련 시술과 수술 또는 비수술 치료를 선택한다. 얼굴 노화 속도를 늦추고 건강한 얼굴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오태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부교수와 우수현 중앙대학교병원 성형와과 부교수를 통해 알아보자.
◇ 얼굴 노화, 어떻게 진행되나 노화는 크게 생리적 노화와 후천적 노화로 나뉜다. 생리적 노화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노화로, 그 정도와 속도 등이 이미 태어날 때부터 일정 부분 타고 난다. 반면에 후천적 노화는 일반적으로 외부요인에 의한 노화로, 일정 부분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후천적 노화를 일으키는 요인 중 대표적인 것 세 가지가 햇빛과 공해, 그리고 담배다.
그 중 단연코 햇빛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기미와 검버섯 등이 잘 발생하고, 심하면 피부암까지 일으킨다. 이를 ‘광노화’라고 한다. 공해도 피부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문제가 되는 것이 미세먼지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피부장벽이 손상되고 피부 염증이 악화된다. 미세먼지에 의한 활성산소증은 콜라겐 합성을 감소시켜 주름을 유발하게 된다. 피부의 손상, 염증, 콜라겐 합성 저히는 얼굴 피부의 노화를 빠르게 한다.
반면에 자연적으로 노화가 일어나면 얼굴 가장 바깥쪽의 피부 뿐만아니라 피부 안쪽의 피하지방층, 근육층, 가장 안쪽의 얼굴 뼈까지도 변화가 생긴다. 피부의 노화, 지방층 및 근육의 노화, 뼈의 노화가 합쳐져 얼굴의 노화로 나타나는 것이다.
◇ 얼굴 노화는 피부에서 부터 얼굴의 노화는 가장 먼저 피부에서부터 발견된다. 나이가 들면서 피부의 진피 내에 콜라겐과 탄력소 등이 줄어든다. 또 중력에 의해 점점 피부가 처지게 되고 주름이 생긴다. 누적된 자외선 노출과 흡연 등의 외부 요인과 여성 호르몬의 감소 등이 피부 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
오태석 교수는 주름이 생기는 요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든다. 첫째, 진피 내에 콜라겐과 탄력소가 감소해 피부가 얇아지고 탄력이 줄어든다. 둘째, 오랜 세월을 보여주는 얼굴의 표정근육이 움직이며 이마나 미간의 주름을 만든다. 셋째, 피부를 깊은 조직과 붙어 있게 하는 유지 인대가 약해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피부가 처지다가 유지 인대에 의해 붙잡히는 부위에서 더 이상 처지지 못해 깊은 고랑과 같은 주름이 생긴다는 것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얼굴 표면이 거칠어 진다. 피하지방층은 얼굴에서 여러 구획으로 나뉘어져 배열되어 있는데, 젊은 사람의 얼굴은 각 구역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부드러운 곡선을 띈다. 그러나 노화로 피하지방이 줄어들면 각 구획의 경계가 명확해져 얼굴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된다.
반면에 얼굴 근육은 노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일반적으로 노화에 따라 근육량은 감소하지만 얼굴 근육은 팔다리 골격근과 다르게 노화에 의한 근육량 감소가 별로 없다. 피부의 진피나 피하지방층보다 안면 근육층은 부피가 어느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얼굴 근육표정이 지속적으로 작용해 주름을 만든다.
얼굴 뼈 역시 노화의 영향을 받아 주름에 영향을 준다. 나이가 들면 다리뼈에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처럼, 얼굴 뼈도 골 흡수가 나타난다. 얼굴 뼈에서 특히 위턱과 아래턱이 뼈 흡수가 많이 일어나 팔자 주름이 깊어진다.
◇ 젊은 얼굴,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동안(童顔)은 한 두가지 조건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얼굴의 골격과 피부, 모발 등의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동안으로 보이는 얼굴형은 하관이 작고 턱 선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상안면부(이마 헤어라인~눈썹), 중안면부(눈썹~코끝), 하안면부(코끝~턱끝)의 비율이 1:1:0.8 정도로 하안면부의 비율이 약간 작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40대 이후로는 피부 상태가 동안의 요소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일상에서 동안을 좀 더 오랫동안 유지할 방법이 있다. 후천적 노화의 요인들, 예를 들어 햇볕을 적게 쬐거나 자외선 차단, 금연, 금주를 하는 것이 동안 유지에 도움이 된다. 건조한 피부는 주름이 더 잘 생기니 피부 보습에 신경 쓰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너무 과하게 표정을 짓지 않는 것도 동안 유지에 도움이 된다.
오 교수는 “표정이 장기간 지속되면 주름으로 고착화된다”고 말한다. 표정은 오랜 습관과 감정에 따라 의도치 않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의도적으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오 교수는 “이럴 때는 보툴리눔 톡신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 젊은 얼굴로 돌아갈 수 있다 얼굴 노화를 억제하려면 흡연, 공해, 햇빛처럼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금연은 피부 노화 방지의 확실한 해법이다. 흡연은 피부 노화 뿐만아니라 호흡기, 심혈관계, 각종 암 발생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미세먼지 경보가 뜨는 날은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는 반드시 정확한 방법으로 비누 세안을 하고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우수현 교수는 “피부 건조는 노화에 직격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려면 세안 혹은 샤워 때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실내 온도는 서늘하게 하고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온풍기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피부 노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햇빛은 자외선 차단제로 직접적인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지수(SPF)는 자외선, 특히 자외선B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효과를 의미한다. SPF 50이라면 약 12시간, SPF 30이라면 약 7시간 정도 지속된다는 의미다. 바르는 양이나 물에 씻겨나가는 것을 고려해, 그 시간 이내에 덧발라 주어야 기능이 지속된다. 일반적으로 SPF 30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PA는 자외선A로부터 보호효과를 의미한다. 숫자 대신 ‘+’의 갯수로 그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이런 생활습관 교정 등의 보조적인 방법으로는 노화의 속도를 다소 줄일 순 있겠지만 노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또 사람마다 그 속도에도 차이가 있다. 나이가 40대에 들어서면 골격보다는 피부가 동안의 조건에서 매우 중요하므로 주름을 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 경우에도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너무 보이는 것에만 치중해 과도한 시술과 수술에 노출되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 교수는 “‘노화는 필연’임을 어느 정도 받아 들어야 한다”면서 “너무 늦지 않아야 하고 인내심도 필요한 만큼, 젊었을 때부터 작은 부분부터 장기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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