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늙자’ 슬로우 에이징 테크 ⑩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이의현 기자 2024-01-02 08:31:18


피부 노화는 크게 ‘내인성 노화’와 ‘외인성 노화’로 분류된다. 내인성 노화는 나이들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생기는 생리적 변화로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나타난다. 주로 햇빛 비 노출부의 피부 나이에 따른 변화를 의미한다. 외인성 노화는 피부의 자극으로 생기며, 대표적인 것이 ‘광노화’다. 자외선과 열, 공해물질, 흡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피부 노화 어떻게 진행되나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는 얼굴과 손등, 목덜미 같이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긴다. 흡연도 ‘스모커 페이스’라고 해서, 수척한 모습의 창백하고 주름진 피부를 만든다. 주로 눈가와 입 주변의 깊은 주름이 함께 관찰된다. 여성에게는 폐경 이후 주름살이 급격히 증가하는 갱년기 노화가 관찰된다. 공해 물질도 피부에 산화 손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원종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햇빛 노출이 없는 부위는 잔주름과 함께 창백하고 건조한 피부를 갖고 탄력이 감소해 양성종양으로 분류되는 쥐젖이나 검버섯 등이 많아져 ‘색소질환’도 흔히 동반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광노화된 피부는 외견상 굵고 깊은 주름과 함께 불규칙한 색소 침착을 띈다고 한다. 흑자(색소질환), 검버섯(지루각화증:양성종양), 나아가 피부암도 동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피부 늙음의 특징인 주름살은 얼굴 표정의 과도한 움직임 때문에 생긴다. 피부 깊은 곳 세포의 기질 단백질(콜라겐)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콜라겐이 꾸준히 감소하고, 피부 노화에 따라선 피부의 장벽 기능도 감소돼 손상 후 회복이 느린 것이 특징이다. 피부암 전 단계인 ‘광선 각화증’이 손등과 얼굴에서 관찰되는 것은 한국인에게서는 70대가 가장 흔하다. 

◇ 피부암의 모든 원인은 ‘노화’
피부에 생기는 주름살과 달리 탄력 감소는 늙은 피부에서 관찰되는 피부 내 ‘세포 외 기질 단백질’의 감소 때문이다. 기질 단백질 구성 물질 중 대표적인 것이 피부의 콜라겐과 탄력섬유다. 콜라겐은 사람에게 흔한 단백질로 조직의 장력을 가져온다. 1형 콜라겐이 피부의 대부분이며 약간의 3형 콜라겐도 같이 존재한다.

탄력 섬유는 변형된 피부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도록 피부에 탄력성을 부여한다. 피부 깊은 부위의 자외선에 손상당한 비정상적인 탄력섬유 물질이 축적되는 것이 광노화 피부의 특징이다. 이러한 변성이 탄력을 떨어트려 피부가 처지고 주름살이 늘어나게 하는 것이다.

피부 노화의 한 극단에는 ‘편평상피암’이나 ‘기저세포암’ 같은 피부암이 있다. 우리 같은 동양인들에게는 드물지만 고령인구 증가와 함께 각종 야외활동 증가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면서 급격히 늘고 있다. 장기이식 후와 같이 특정 군의 환자층이 존재한다. 또 무분별한 미용시술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 간단히 치료될 것도 불편하고 번거로와질 수 있다.

피부암 발생에는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 손상된 DNA 수리 기전의 이상, 자외선에 의한 면역 저하가 모두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외선 B는 광화합물 생성을 통해 DNA 염기서열의 변이를 일으키고 자외선 A는 주로 활성 선소에 의한 손상을 일으켜 피부암으로 발전한다. 

원종현 교수는 “임상적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이라고 말한다. 얼굴에서는 코나 눈 주위에 자주 발생한다. 나이와 자외선 노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편평세포암은 전구 병변인 광선 각화증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자외선의 축적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즉, 70세 정도에 광선각화증이 80세에는 상피내암이 되고 85세에는 편평세포암으로 발전한다. 광선각화증 주변으로는 육안으로 눈에 띄지 않는 부위까지 치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선각화증(일광각화증)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부위에 발생하는 각화성 종양이다. 자외선 노출 정도에 비례해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얼굴, 특히 뺨이 가장 흔하고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술이나 귀, 목 뒤, 팔, 손등 같은 곳에 많이 발생한다.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은 피부를 구성하는 세포 중 각질형성세포에 영향을 주어 세포를 변형시켜 나쁜 세포로 만든다. 

이런 나쁜 변화가 쌓이면 점차 편평세포암으로 변화할 수 있어 광선각화증은 피부암의 초기 단계 또는 암이 발생하기 전이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전구 단계의 병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많게는 수십 개의 붉은 갈색 병변으로 나타난다. 만졌을 때 까칠한 것이 특징이다. 습진과 유사해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연고 치료에도 좋아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병변의 크기가 작으면 냉동요법, 전기소작술, 이산화탄소 레이저 및 소파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병변 부위가 넓으면 광역동요법, 5-플루오로라실 연고 또는 이미퀴모드 연고가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런 연고들은 피부를 자극하는 효과가 강해 전문가와 먼저 상의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루각화증은 흔히 검버섯이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피부에 점들이 많아지거나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면 조직검사에서 이런 양성종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흔한 피부병으로, 전혀 위험하지 않은 양성종양이다. 화학적 박피술이나 레이저 시술로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

◇ 햇빛을 막고 피부에 좋은 음식을 먹자
피부 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자외선이다. 피부암 예방과 극복에 도움 되는 음식으로 당근, 토마토 등 비타민 D가 충분히 함유된 지중해 식단 음식물들이 대표적이다. 저포화 지방과 고식이성섬유 위주의 식단이다. 지방은 주로 올리브 오일에서 섭취한 지방을 말한다. 붉은 육류와 버터 등은 피하고 동물성 지방 섭취는 줄일 것으로 권고된다. 

피부를 보호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외선을 잘 막아야 하기에 차단제가 많이 사용된다. 차단제에는 자외선 차단지수 표시(SPF,PA)가 있다. 자외선 B는 SPF 수치로, 자외선 A는 PA의 ‘+’ 개수로 정도를 나타낸다. 자외선 차단제(SPF 50 이상, PA ++)를 1년 365일 노출 부위에 모두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인공 태닝은 별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자외선 차단제는 주름살도 적게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피부암이 잘 생기는 부위는 크게 다섯 부위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코, 아랫입술, 관자놀이, 광대에 이어 남자는 귀 윗부분과 뒷부분 등이다. 그리고 80대 중후반 이후로는 뺨이 넓기 때문에 피부암이 잘 생긴다고 한다.

◇ 젊고 건강한 피부로 돌아갈 수 있다
얼굴 피부의 노화는 크게 보아 골격과 연부 조직의 볼륨감 감소 때문이다. 볼륨 회복 방법으로는 자가 지방 이식과 필러(채움제)가 대표적이다. 필러는 성분에 따라 히알루론산처럼 그 자체가 볼륨을 채우기도 하고, 폴리락틱 애시드와 수산화인회석칼슘 등 콜라겐 생성을 자극하는 생물학적 촉진제 역할을 하는 물질이 이용되기도 한다.

히알루론산은 우리 피부 등에 실제로 존재하는 물질이다. 주변의 물 분자를 끌어당겨 볼륨 효과를 더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이물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술 후 히알라제라는 효소로 주입된 필러제형을 모두 녹여 없앨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근육을 마비시켜 얼굴의 표정근에 의한 주름을 완화시켜 준다. 주로 얼굴 윗부분인 미간, 이마, 눈가 부위 등에서 찡그릴 때 심해지는 근육 움직임에 의한 동적 주름을 일시 교정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 주름과 탄력을 회복하려면 에너지 전달 장비를 이용한 치료가 이용된다. 피부에 열에너지를 전달시켜 표피와 진피 내 콜라겐과 탄력삼유를 응고해 조직을 수축시키거나 상처 재생 반응을 통해 새로운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 공통적인 원리다.

안지수 모델로 피부과 청담점 원장은 “어떤 시술도 지난 수십 년 간의 늙어버린 피부를 하루 만에 바꾸어 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그는 젊은 피부를 유지할 방법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히 햇볕 노출 부위에 모두 꼼꼼히 바르고, 때를 밀지 않고 씻는 식으로 짧은 샤워 후 온 몸에 충분히 보습 로션을 바르고, 금연하고, 비타민 C나 E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라고 권한다.

안 원장은 특히 “피부의 항노화 치료를 위해 보톡스나 필러 등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전달 장비를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이용해 시술해, 피부 내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열 응고시켜 조직을 수축시키거나 상처의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젊고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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