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오래 앉아있으면 일찍 죽는다

조진래 기자 2024-01-07 10:20:22
자료=보건복지부

우리 국민들 가운데 절반이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만큼의 최소한의 신체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 자료는 ‘건강한 100세’를 기원하는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준다. 우리가 모두 말로만 건강 100세를 외치면서 정작 ‘건강 실천’에는 무감각하거나 열의가 없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깊은 우려를 낳는다.

WHO는 청소년에게는 매일 1시간 이상의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성인에게는 1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활동이나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72%의 성인이 실천하고 있는 이 지침을 한국은 지난 2021년 기준으로 47.9%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2015년 58.3%에서 6년 새 10%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한국인을 위한 별도의 신체활동 지침도 있지만 지켜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 권고된 지침은 거의 유명무실해 진 상황이다. 지침대로라면 1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이나 75~150분의 고강도 신체활동과 함께 1주일에 이틀 이상의 근력운동과 3회 이상의 평형성 운동이 요구되지만 비슷하게라도 실천하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드물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등산이나 테니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신체활동은 무리다. 그렇다면 빠르게 걷기나 경사 낮은 등산, 저속 자전거 타기, 가벼운 춤추기 같은 중강도 신체활동을 통해 근력과 뼈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건강한 신체 활동 패턴을 꾸준히 생활화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노인들은 TV나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우리가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오래 앉아있기’다. WHO나 우리 복지부 권고 지침에서도 연령대 등과 상관 없이 ‘하루 동안 앉아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중의 하나가 바로 오래 앉아있기다. 

노년층은 TV를 시청할 때가 아니더라도 그냥 기력 없이 생각 없이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이 습관이 되곤 한다. 할머니나 할아버지 뿐만아니라 수험생 시절부터 시작된 오래 앉아있기는 전 성애를 통틀어 사람을 일찍 죽게 만드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실제로 암이나 심혈관질환 등과 함께 늘 사망에 이르게 하는 중대 질환 ‘톱 5’에 빠지지 않는 중대한 질환이다.

어느 새 ‘습관’이 되어 버린 오래 앉아있기 때문에 우리 수명은 최소 5년 이상 단축된다고 볼 수도 있다. 입시 위주의 학벌주의부터 근본적으로 깨부숴야 하겠지만, 이제라도 TV 시청이나 컴퓨터, 스마트폰 기기 사용에 너무 오랜 시간을 빼앗기기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하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도 반드시 생활습관으로 뿌리내리게 해야 할 것이다.

100세를 건강하게 지내려면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하는 수 밖에 없다. 특히 실내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력이다. 나이 들수록 앉고 싶고 눕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이제라도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해 보겠다고 결심했다면 적극 실천하는 실행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노인이 건강할 수록 나라가 건강해 진다. 의료비에 투입되는 수 조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것은 물론 어른이 건강한 가족이 결국은 그 집안을, 그 나라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새해 결심한 운동이 있다면, 자신의 나이와 신체 활력 등에 맞는 수준으로 꼭 실천해 건강한 100세의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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