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결심 '다이어트'는 비만주사로?

임상 효과 확인되었으나 본인의 식습관 개선과 의지가 가장 중요
이의현 기자 2024-01-24 09:39:23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새해 결심하는 것 가운데 압도적인 것이 ‘살 빼기’다. 비만이나 과체중이 아닌데도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비만 주사’라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 는 책을 쓴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이 최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를 통해 비만주사를 통한 다이어트에 관해 기고한 글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 비만 치료 주사에는 어떤 것 들이 있나. 
“다양한 제품들이 있다. 기존 삭센다 주사에 위고비, 마운자로, 오젬픽 등 다양한 비만 치료 주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삭센다는 원래 당뇨 치료를 목적으로 장기간 처방해온 주사 제제인데,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검증되면서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이용한 위고비, 역시 GLP-1 +GIP 호르몬 유사체인 터제파타이드를 활용한 마운자로의 비만용 치료제인 젭바운드등의 비만 치료 주사가 속속 개발 및 출시될 예정이다.”

- 어떤 원리로 살을 빠지게 한다는 것인가.
“일단 비만 치료 주사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들 주사는 모두 식욕을 덜 느끼게 만들어주어 살이 찌는 것을 막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삭센다 주사는 GLP-1 호르몬과 비슷한 물질을 이용한 비만 치료제다. GLP-1은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중 하나이다. 삭센다가 체내에서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면서 배고픈 느낌은 줄여주고 포만감을 유지해주어 음식 섭취를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른 비만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나 효과에 대한 걱정이 덜하다. 임상 연구에서 9~15% 체중을 감량해주는 효과가 증명되었고 혈압 감소, 중성지방 개선 등 다른 효과까지 확인되었다.” 

- 어느 정도 비만이어야 이런 주사들이 효과를 볼 수 있나.
“가장 널리 쓰이는 삭센다의 경우 주사제 사용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m2 이상인 비만 환자가 사용할 수 있다. BMI가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인 과체중 환자도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병이 있으면 가능하다. 다만, 체중 조절 여력이 있다면 비만 치료 주사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식습관 변화를 통해 살을 빼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 약물 사용에 따른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의 조건에 해당하면서 다른 비만 치료제에 부작용을 겪은 사람이나, 요요 증상이 자주 나타나며 체중 변화가 심한 사람, 식욕 억제가 어려워 잦은 과식과 폭식을 반복하는 사람,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식욕억제제 처방이 어려운 사람, 혈당과 혈압 수치가 높은 사람 등도 비만 치료 주사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 ‘이런 경우는 절대 안된다’는 경우도 있나.
“삭센다의 경우 절대 투약해서는 안 되는 사례들이 있다. 갑상선 수질암을 진단받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발성내분비성종증 환자인 경우, 임산부 또는 수유부는 절대 투약해선 안된다. 심부전 환자이거나 중증 신장장애 또는 간 기능장애 환자인 경우, 만 75세 이상의 노인, 염증성 장질환과 당뇨병으로 인한 위장관 합병증 환자는 삭센다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권장하지 않는 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다.” 

- 주사 치료는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 
“모든 비만 치료 주사는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삭센다의 경우 1년(56주)에 걸쳐 총 3731명(당뇨병이 없고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지혈증 또는 고혈압 등이 있는 비만환자)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는데, 대상자의 평균 체중은 106.2kg이었고 체질량지수는 38.3이었다. 이를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최종적으로 실험 대상 환자들은 투약 1년 후 평균 8.4kg을 감량했다. 삭센다 투여 환자 중 63.2%가 체중의 5% 감량, 33.1%가 10% 감량에 성공했다. 물론 사람마다 그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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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사를 끊으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주사를 중간에 끊거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비만 치료 주사 역시 어디까지나 다이어트의 보조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본인의 의지와 노력, 건강한 생활습관, 식습관의 변화라는 사실이다.”

- 얼마나 오랫동안 맞아야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비만 치료 주사마다 용법이 다르다. 삭센다의 경우 1펜에 약물 18mg이 든 주사 제제로, 펜주의 침을 갈아가면서 주사한다. 처음에는 1일 1회 식사와 관계없이 일정한 시간에 복부, 대퇴부, 상완부에 피하 주사한다. 대개 첫 번째 주사제로는 0.6mg으로 7일, 그 다음 주에는 1.2mg으로 7일, 또 그 다음 주에는 1.8mg으로 3일을 사용하면 한 주사가 끝난다. 3.0mg의 최대 용량으로 주사할 경우 6일 사용으로 치료를 마칠 수 있다. 용량증가 시 부작용이 있다면 이전단계의 낮은 용량으로 내려 치료를 지속하기도 한다. 3.0mg/일 용량으로 12주간 투여한 후 초기 체중의 5% 이상이 감량되지 않는다면 효과가 없는 것이므로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 부작용은 없나.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대동소이한 부작용이 관찰된다. 구토나 구역질, 설사, 변비, 소화불량 같은 위장장애 등이 있다.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유발하기도 한다. 때로는 주사 부위가 가렵거나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보통 며칠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알레르기일 수도 있느니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드물긴 하지만 췌장염이나 당남염, 담석증이 발생하므로 과거 병력이 있다면 진료 전에 반드시 의사에게 고지해야 한다. 쥐를 대상으로 한 전 임상시험에서 갑상선수질암의 위험이 확인되기도 했다. 때문에 갑상선 수질암 병력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이 주사의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드물게 췌장염에 대한 우려와, 아낙필락시스 반응등의 보고도 있다. 임신부에게는 투약할 수 없으며, 투약 중에 임신을 확인되면 즉각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 너무 비싸지 않나. 건보 적용이 안되나.
“앞서 설명한 비만 치료 주사는 모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비교적 오랜 기간 투약해야 하므로 비용이 고민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투약해야 할 사람이라면 신중하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기관마다 다르겠지만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삭센다 1펜의 가격이 8~13만 원으로, 1개월 동안 최소 20만~40만 원 가량이 될 수 있다. 몇 달, 많게는 1년까지도 투약해야 하므로 이 점을 고려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 차료 후에는 음식물을 마음껏 먹어도 되나.
“비만 치료 주사는 ‘다이어트 보조제’임을 잊어선 안된다. 비만 치료 주사의 본질적인 목적은 적게 먹는 식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식욕을 다스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적게 먹는 습관이 잡히기까지 적어도 3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본인의 주의와 노력이 충분히 뒤따라야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비만 치료 주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느리게 먹기, 밥 공기 줄이기, 채소 더 많이 섭취하기, 충분한 운동, 마인드풀 이팅 (Mindful Eating), 젓가락 식사, 실제보다 풍성하게 보이게 그릇 담기 같은 다양한 인지행동 전략과 습관 유지 방법을 함께 실천해야 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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