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외식 창업 ABC ① 창업, 꼭 해야 하나

이의현 기자 2024-02-02 09:07:40

‘인생 2막’을 꿈꾸며 늦은 창업을 도모하는 4050 퇴직자나 은퇴자들이 적지 않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는 사람들이 흔히 선택하는 것이 ‘외식 창업’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외식 창업은 쉽지 않다. 예상보다 큰 투자비용과 적은 수익, 시간과 비례해 훼손되어 가는 건강, 내 맘 같이 않은 손님 등등. 창업을 꿈꿀 때 소망했던 ‘워라벨’의 삶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펼쳐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초보 외식창업 희망자들을 위한 기초 가이드를 제공한다.

◇ ‘외식창업 대박’은 꿈이다
많은 외식 전문가들은 창업으로 ‘대박’을 꿈꾸는 것은 사실상 허황된 꿈이라고 말한다. 특히 외식업은 더더욱 그렇다고 경고한다. 투자금을 까먹지 않고 적자만 내지 않아도 중간 이상은 덜 정도라고 말한다. ‘고수익이 보장되는 창업’이라는 홍보 문구는 사실상 ‘낚시’라고 봐야 한다고 단언한다. 

시장의 크지 않은 파이를 나눠 갖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도 외식업 창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10%가 채 안된다. 대개는 일반적인 창업 업종들처럼 3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식 경영 전문가들은 외식 창업에 나섰던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세 가지 현실 앞에서 고개를 떨군다고 증언한다. 예상보다 많이 들어가는 투자 비용, 기대보다 낮은 수익성, 그리고 매출 증대 여부와 상관 없이 나빠지는 건강이다.

◇ 외식창업의 세 가지 ‘불편한 진실’
전문가들은 ‘생계형 창업’의 경우 최소한 2억 원 정도는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투자비의 절반 정도는 자기 돈으로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소 6개월 정도의 점포 운영비는 뒷 돈으로 갖고 있어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투자안전성이 높다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일반 상권에 15평 정도로 시작하려면 최소 1억 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잘 나가는 브랜드라면 프리미엄까지 붙어 초기투자비가 더 올라간다. 따라서 보증금은 높이되 월세를 낮추는 방법으로 비용을 아낄 필요가 있다.

기대보다 높지 않은 수익성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전에 따박따박 받던 월급보다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외식 사업에서는 매출이 안정적으로 올라야 수익성이 보장되는데 이것이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원가율이 40~45% 수준에 달할 만큼 고정 지출비용이 워낙 많다.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식자재 가격은 외식 창업에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요즘은 인건비나 배달 비용까지 올라, 대부분 10% 이상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여기에 감가상각까지 포함하면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외식산업에서는 건강이 경쟁력이다. 의욕적으로 창업을 했지만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스트레스가 쌓여 육체와 정신에 적신호가 온다. 창업 초기에는 특히 주말이나 휴일도 없다. 그런 생활이 장기화되면 ‘워라벨’이고 뭐고 없다. 

‘맛’으로 승부해야 하는 외식업인지라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스트레스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진상 고객과 말 안 듣는 종업원은 덤이다. 수익을 끌어올리기 보다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건강만은 상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이 나올 법 하다. 

<나는 외식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라는 책을 쓴 외식경영 전문가 김상진은 외식 창업에 넘어야 할 세 가지 허들을 말한다. 첫째, 생각보다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둘째, 자신이 과연 외식창업에 적합한 유형인가를 먼저 파악한 후에 창업을 추진하라. 마지막으로, 창업을 한 후에도 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결심과 의지가 있어야 외식 창업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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