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변화 가운데 하나가 소화 불량이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거나 더부룩해 식사가 부담스러워 질 때가 많다. 전문가들은 제 때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노화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말한다.
노후에도 완전한 소화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내 대표 노후건강 전문가와 소화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노화를 늦출 수 있는 건강 소화법과 식사법에 관해 시리즈로 엮어 본다.<편집자주>
‘자연위생학’이라는 건강 이론이 1830년대 미국 의학계에서 크게 주목받은 적이 있다. 생과일, 생채소 같은 자연 식단을 먹어야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렇게 해서 몸 안의 독소가 자연스럽게 배출되고 신진대사도 원활해 진다는 것이었다. 이 이론이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다시 크게 관심을 끌고 있다.
자연위생학의 주장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신체 리듬’에 맞춰 각기 다른 식사 방법을 권한다는 것이다. 하루 24시간을 몸 안의 독소를 배출하는 ‘배출 주기’(새벽 4시~낮 12시), 음식을 섭취하는 ‘동화 주기’(낮 12시~저녁 8시), 섭취한 음식의 영양소를 재합성 하는 ‘동화 주기’(저역 8시~새벽 4시) 등 세 시간대로 나눠 그에 맞는 적절한 식사법을 제시해 준다.
새벽에 일어나서 점심을 먹기 전까지의 배출 주기에 우리는 밤새 몸에 축적된 독소를 소변 등으로 배출한다. 몸 속 장기가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이다. 많은 의사나 전문가들은 아침밥을 꼭 챙겨 먹으라고 권한다. 밤 새 떨어진 당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연위생학에서는 아침에 밥을 그다지 권장하지 않는다. 소화기관에 쌓여있던 독을 제거하려면 오히려 물과 과일을 먹으라고 적극 추천한다.
특히 과일은 수분이 많아 일석이조다. 과일에는 모두 9개 영양소가 담겨 있어, 최고의 해독제이자 최고의 영양식으로 평가된다. 생과일을 깨끗하게 씻어 씹어 먹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장은 “아침에 먹는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은 신진대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그렇게 먹느니 차라리 배출 주기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도 아침 식사 대용으로 사과 한두 쪽, 혹은 바나나 한 개나 방울 토마토 몇 알을 권한다. 식이섬유를 비롯한 각종 미네랄을 보충하고 장내세균의 먹이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부족한 영양소나 미네랄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 채소와 과일, 생선, 잡곡 등을 골고루 섭취해 보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 대인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의 섭취 주기에, 많은 현대인들은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는 식단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점심과 저녁은 가능한 자연 그대로에 가까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현미 잡곡에 나물이나 된장 같은 발효음식과 채소 등을 곁들인 전통 한식이 권장된다. 사회 생활 탓에 그것이 어렵다면 아침저녁이라도 건강식을 챙길 것을 권한다.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의 동화 주기에는 낮과 저녁에 먹은 영양소가 몸 속 곳곳에 흡수되어 호르몬 등으로 전환되는 시기다. 이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야식(夜食)’이다. 밤 늦은 음식 섭취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분비량을 줄여주고, 이는 곧 소화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숙면을 통한 충분한 소화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 참고 * <완전소화>. 류은경 지음. 2024년 다산라이프 *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정희원 지음. 2023년 한빛라이프 *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진 지음. 2023년 클라우드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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