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ATM기 광속 철거 … 고령자 등 금융소외층 배려 아쉬워

이의현 기자 2024-07-24 08:17:59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철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고령층 등의 금융 소외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4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점포 폐쇄와 함께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약 6년 동안 철수한 ATM기는 모두 1만 4426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2102개에서 2019년 2318개, 2020년 2770개, 2021년 2506개, 2022년 2424개, 2023년 1646개, 그리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660개가 사라졌다.

은행들이 철거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관리 비용 부담’이다. 모바일 뱅킹이 대세가 되고 있는데다 현금 사용량이 급감하면서 오프라인 은행 점포 폐쇄까지 맞물려 ATM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폐쇄된 은행 지점 수는 1003개에 달한다. 폐쇄 지점 수는 2020년부터 매년 200곳을 넘기다가 2023년 금융당국의 점포 폐쇄 자제 요청에 따라 그나마 2023년과 올해는 각각 97개, 43개로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79개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161개), 국민은행·하나은행(각 159개) 순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은행이 적자 경영도 아닌데 비용 효율화와 비대면 은행 거래 증가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점포를 폐쇄하고 ATM을 무더기로 철수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이 지켜야 할 공공성과 고령층 등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들이 2023년 금융당국이 제시한 ‘점포 폐쇄 공동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점검하고, 점포 감소에 대한 감점 부과 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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