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녀가 아닌 손주에게 상속을 유언하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세대를 건너뛴’ 상속이다. 자산가들은 상속세 부담이 워낙 높으니 이렇게 해서라도 자신이 평생 가꿔 온 재산을 지키려 하지만 자칫 할증된 상속세를 내야 할 수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에 미리 자녀 등에게 증여해 상속세 부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이런 편법들을 그냥 놓칠 세무당국이 아니다.
◇ 세대를 건너 뀐 상속 세대를 건너 뛰어 손자에게 상속을 하게 되면 아들에게 상속할 때보다 30%를 할증해 상속세가 부과된다. 정상적으로 아들에게 상속할 때 상속세가 한번 부과되고 아들이 손자에게 상속할 때 또 다시 상속세가 부과되지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상속을 하면 상속세가 한 번 밖에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속인이 미성년자이며 상속재산가액이 20억 원을 초과할 경우 40%로 세율이 더 높아진다.
다만, 상속이 개사되기 전에 아들이 사망해 손자가 아들을 대신해 상속을 받는 대습상속(代襲相續)이라면 세대를 건너 뛴 상속으로 보지 않아 할증과세를 하지 않는다. 반면 상속이 개시된 후 10년 이내에 상속인이 사망해 다시 상속이 게시된 때에는 재상속기간에 따라 100%에서 10%까지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상속인이 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면, 할증과세를 받더라도 세대를 건너 뛰어 상속을 해 주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으나 당사자들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할증과세는 상속세 산출세액이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므로, 상속재산이 적어 상속세 걱정이 없다면 세대를 건너 뛴 상속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이 경우 상속공제 한도가 적용되어 상속세가 나올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피상속인 사망 전 임의 재산 처분 피상속인이 오래 살 것 같지 않아 상가 건물 등 보유 재산을 미리 처분해 상속인들에게 나눠주거나, 예금을 인출해 나눠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제대로 증빙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피상속인 사망 후 국세청에서 상속세 조사를 나와 상속세를 무겁게 추징당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속세는 상속이 개시되는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피상속인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만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상속세 및 법인세법에서는 상속 개시 전에 재산을 처분해 과세자료가 쉽게 드러나지 않은 현금으로 상속인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함으로써 상속세를 부당하게 줄이는 것을 막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이 때 피상속인이 재산을 처분해 받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인출한 금액이 재산종류별로 구분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2억 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인 경우로서 용도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으로 간주한다. 그 외의 경우는 용도를 밝히지 않아도 된다.
위에서 1년 이내 2억 원, 2년 이내 5억 원 여부는 해당 기간 동안에 실제 영수한 금액으로 판단한다. 예금은 피상속인의 예금계좌에서 인출된 금액의 합계액에서 피상속인의 예금계좌에 재 입금된 금액을 차감한 금액으로 판단하되, 예금계좌가 여럿인 경우에는 이를 합산해 적용한다. 이 금액에 미달하더라도 처분대금 등이 상속인에게 증여된 사실이 명백하다면 용도를 밝혀야 한다.
따라서 상속개시 전 처분재산이 1년 이내에 2억 원 이상이거나 2년 이내에 5억 원 이상이라면, 반드시 사용차에 데힌 증빙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특히 거래 상대방이 피상속인과 특수관계인 사람이라면 금융기관을 통해 대금을 주고 받고 무통장입금증 등 객관적인 증빙을 확보해 두어야 인정을 받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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