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폭염에 열사병 사망 주의보 … 올 들어 벌써 13명

이의현 기자 2024-08-05 15:26:48

30도를 훌쩍 웃도는 폭염에 올 들어 열사병 사망자가 벌써 13명으로 늘어나는 등 온열질환 사망 주의보가 켜졌다. 지난 주말에만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5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앞으로 일주일 이상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피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가급적 바깥 출입을 삼가하고 철저한 대책이 함게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주말 사망자 5명… 더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지난 3일 토요일에 3명이 열사병으로 유명을 달리 했다. 이날 오후 땡볕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다. 일요일인 4일에도 90대 노인 두 사람이 밭일 등을 하다가 열사병 및 열 경련 증상으로 병원에 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로써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3일까지 올해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기간 동안 온열질환자는 모두 15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명아 더 많다. 이 가운데 남성이 78%(1204명), 여성이 22%(342명)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질병별로 보면 열 탈진이 8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이 363명, 열 경련이 206명, 열 실신이 129명이었다.

열 때문에 발생하는 급성 질환인 온열질환은 고온의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생긴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시작하지만 그대로 강한 햇볕에 노출될 경우 근육경련과 함께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결국 생명을 잃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온열질환은 특히 나이가 많을 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온열환자 신고 건수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30%를 넘었다.

노인은 더위에 따른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에 둔감해질 수 있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을 겪는 노인들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체온 유지나 땀 배출 조절 능력이 현격히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한 계층이라 더더욱 사전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 행정안전부, 폭염 특보에 전국에 폭염현장관리관 첫 파견
온열질환 피해가 속출하자 행정안전부는 17개 시도에 실·국장 및 과장급으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폭염 대처상황을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폭염을 자연재난에 지정하고 관리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이처럼 폭염으로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 현장상황관리관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제대로 가동하는 지를 살피고 특히 취약계층 및 취약지역별 전담관리자 지정·운영 등 취약계층 보호 대책을 집중 점검한다. 각 지자체가 운영중인 무더위쉼터와 폭염저감시설 운영 실태, 폭염 관련 지시사항 이행 상황도 특별 점검하고 미비점이 발견되면 즉각 시정조치토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현재 전국 183개 폭염 특보구역 가운데 한 것을 제외한 182개 구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폭염 피해가 더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달 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조정한 데 이어 상황을 보고 2단 계 이상으로 확대할 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는 대 국민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무더위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불가피하게 야외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 시간과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 등에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다.

◇ 열사병부터 열 경련까지 … 즉각 대응이 필수
가장 흔한 ‘열 탈진’은 일명 ‘일사병’으로도 불린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져 생기는 질환이다. 과도한 땀과 함께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피로감과 무력감이 엄습해 온다. 근육경련에 구토와 메스꺼움, 어지럼증도 나타난다. 하지만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지는 않아 잠시 ‘쉬면 되겠지…’하고 방심하기 쉽다. 

열 탈진 증세가 느껴지면 당장 시원한 곳으로 옮겨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수다. 수분이나 염분 부족을 보충해 줄 이온 음료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열 탈진 증상이 한 시간 이상 지속되면 곧바로 병원에 가 전문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다.

이 단계를 넘어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열사병’ 단계에 이르게 된다.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계가 완전히 망가지는 단계다. 정상 체온보다 4도 가량이나 올라가니 피부가 뜨거워진다. 더불어 수분 부족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진다. 두통 정도가 심해지고 오한이 오기도 한다. 어지럼증과 메스꺼움 증상도 뒤따른다.

이럴 때를 대비해 가능한 혼자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곁에 있는 사람이 이런 증상을 보이면 무조건 119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칫 지체했다가는 다발성장기손상이 오고나 기능장애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치사율도 상당히 높은 만큼, 일단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시원한 물로 몸을 식혀주는 것이 좋다. 억지로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일사병이나 열사병보다는 증상이 덜 하지만 ‘열 경련’ 역시 가볍게 봐선 안된다. 더운 공간에서 운동이나 노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허벅지나 종아리, 어깨 등에 근육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도 시원한 곳으로 옮겨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 근육을 마사지하는 데도 경련이 계속 된다면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이 좋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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