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최소 생활비에도 턱 없이 못 미치는 ‘기초연금’

조진래 기자 2024-08-06 13:24:27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생각하는 최소 혹은 적정 생활비와 실제 받는 금액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현재 받는 금액의 2.5배는 받아야 최소 생활이 가능하고, 조금 더 여유있게 살려면 최소 4배 정도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6일 발표한 ‘2023년 기초연금 수급자 실태 분석’ 보고서에 그런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이 노후에 평범한 삶을 유지하는데 드는 ‘적정 월 생활비’가 개인 기준 132만 2000원, 부부 기준 214만 3000원인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이들은 또 ‘월 최소 생활비’로는 개인 88만 8000원, 부부 148만 6000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소 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이 최저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결국 올해 기준으로 받는 33만 4814원의 기초연금으로는 사람답게 살기에 턱도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소박하게도 이들은 현재 받는 금액보다 7~8만 원 가량만 더 받아도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40% 정도가 적정 기초연금액으로 월 40만 원을 꼽았다. 그나마 정부가 월 40만 원 인상을 공약한 데 대한 절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 45만 원이라고 응답이 17%, 월 50만 원을 희망 한다는 응답은 25%에 달했다. 현재 받는 월 금액(작년 기준 32만 3000원)이면 족하다는 응답도 18%로 나타났다. 적정 생활비까지는 받지 못할 것이 뻔하지만 80% 가량이 40만 원 이상은 되어야 살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기초연금 자체에 대해선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5점을 만점으로 했을 때, 전체 조사대상자의 만족도가 평균 4.03 점에 달했다. 가장 기초적인 금전 지원을 받으면서도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 정도의 기초연금 수급액으로 거의 모든 수급자들이 식비에 80% 이상을 쓰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재 일자리가 있는 수급자가 35% 정도에 그친다는 사실이 그 주된 원인이라 할 것이다. 65%가 일자리가 없으니 입에 풀칠 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수급자들이 노후 준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으니 이들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역시 5점 만점에 2.99점에 그칠 정도로 낮을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조금이라도 삶에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려면 정부가 약속한 월 40만 원 기초연금부터 시급히 풀어야 할 것이다.

올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월 소득인정액 213만 원도 더 높여야 할 것이다. 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월 소득환산액을 합쳐 이만한 금액을 벌지 못해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노인 단독가구를 기준으로 이 정도인데, 일자리가 없는 노인들에게는 너무 비 현실적이다.

최근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35~40%로 여전히 높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한민국을 이만큼 먹고 살 만한 나라로 만드는데 일조한 분들에게 기초연금이 그래도 노후에 빈곤에 내몰리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마지막 최소한의 보루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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