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의료공백 사태 속 코로나 확산세… 국민건강과 안녕이 최우선이다

조진래 기자 2024-08-18 20:02:29
의료 공백 사태 속에 전국 곳곳의 응급실이 초비상인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전공의 들의 전격 복귀 없이는 의료 현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 지 걱정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여름철에 코로나19가 유행했던 과거 이력을 고려하면, 자칫 제2의 코로나 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2주 차(8월 4∼10일)에 이미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가 1359명에 달했다. 주간 단위로 올 들어 가장 많은 숫자다. 전주의 878명에 비해 55%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 말부터 신규 확진자와 입원한자가 꾸준히 빨리 늘어나고 있음을 알고 있었을텐데 예의 늑장 대처 분위기가 역력하다. 

복자부는 아직 중증 환자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아 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그렇게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리고는 예의 정밀한 모니터링을 되풀이하고, 천편일률적으로 공공병원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등의 구태의연한 대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3년 전 처음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의 상황과 너무도 닮았다.

전공의 없는 병원 현장은 최근 들어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인해 올해 대형 병원에서 타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회송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환자들이 길거리를 헤매는 것이다. 올 들어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회송된 사례만도 29만 건에 육박한다. 전년 동기 대비 17% 이상 증가한 규모다.

누가 뭐라고 해도 지난 2월부터 시작되어 벌서 반 년에 이르는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의 명백한 후유증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병원을 전전하다 숨지는 환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노릇이다. 올 들어 6월 10일까지 4차례 이상 구급차에서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사례만 17건에 달했다. 2022년 10건, 지난해 16건 등 한 해 동안 이뤄졌던 것을 올해는 반 년 만에 웃돌았다.

전국 모든 병원의 응급실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충북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최근 일시적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일부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응급의료센터 운영이 중단됐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 문을 닫아야 했고, 강원 속초의료원 역시 같은 이유로 응급실 진료가 축소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한 정책을 의료개혁특위에서 서둘러 논의해 9월 초에라도 1차 실행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당장 작금의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단기적으로는 응급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는데 차질이 없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즉시 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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