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1일 제19대 대한노인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밝힌 노인 기준 연령 상향 주장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 노인 연령 상향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신임 대한노인회장이 구체적으로 현재 65세인 것을 75세로 늦출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힌 것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중근 신임 회장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1000만 명인 노인 인구가 2050년에는 2000만 명에 달해, 20세 이하 1000만 명을 제외한 남은 중추 인구 2000만 명이 2000만 노인 복지에 치중해 생산인구가 없어질 것”이라며 노인 인구 관리를 위해 노인 연령을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의 후속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았다. 65세 이후 10년 동안 기초·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대신에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기존 임금의 40%를 받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정년 연장 첫해인 65세에는 정년 피크임금의 40%를 받고, 10년 후인 75세에도 20% 정도를 받도록 해 생산 잔류기간을 10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그 동안 단계적 노인 연령 상향에 관한 논의와 주장은 있었으나 이처럼 정년연장 시 임금 대책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적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신선함이 느껴졌다. 이런 방안이 구현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초저출생 및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이 자신이 경영하는 부영그룹부터 자체적으로도 이 같은 임금피크제를 선제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신선했다. 지난 2월 직원들이 아이 1명을 낳을 때마다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부영이기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출산 장려를 위해 수 십 조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이를 분담하겠다니 정부로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이 회장은 ‘재가(在家) 임종제도’ 추진 계획도 밝혔다. 요양(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분들에게 자신의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의미 있는 임종을 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요양원에 지원되는 예산을 재가 간병인 예산으로 돌리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역시 최근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실태를 고려하면,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라 여겨진다.
이 회장은 이 밖에도 대표적인 초고령국가인 일본처럼 출생지원과 노인 복지를 위한 ‘인구부’를 신설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더불어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자리가 1000만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봉사하는 자리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노인회가 이 신임회장 취임을 계기로 실현가능한 좋은 초고령화 극복의 대안을 끊임없이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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