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16일 발표한 2022년 기준 창업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의 창업 환경이 여전히 열악함을 보여준다. 국내 중소기업 5곳 가운데 3곳 정도가 창업기업일 정도로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이른바 '기술기반 창업 기업'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우려를 낳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개시 후 7년 이내 기업인 창업 기업은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한 482만 9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중소기업의 60.1%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창업기업 중 기술 기반 창업기업은 96만 5000개로 전체의 20.0%를 차지하고, 종사자 수는 257만 8000명으로 전체 창업기업 종사자 851만 5000명의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특히 창업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186조 1000억 원으로 전체 중소기업의 35.8%를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기술 기반 창업기업 매출액이 331조 4000억 원으로 비 기술 기반 창업기업 총 매출액 854조 6000억 원의 38.8%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기록됐다. 기술 기반 창업기업 수가 전체 창업기업의 20%에 그치면서도 종사자 수와 매출액의 비중은 각각 30.3%, 27.9%로 훨씬 높은 경영성과를 보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연 이런 기술기반 창업 기업에 대해 충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기술 기반 창업이 오로지 젊은이들의 몫이라고 생각해 시니어 기술 창업에 대한 지원은 지나치게 소홀한 것을 아닌지 되돌아 볼 문제다. 시니어들이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지도 다시 한번 따져보고 살펴봐야 할 일이다.
금융기관들은 제대로 적기에 이런 기술기업 창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예대 마진에 몰두해 본연의 경제 마중물 역할은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금융기관들을 유도하고 기업들이 보다 많은 투자를 유치하도록 물꼬를 터주고 있는지, 부족한 기술인력 보강을 위해 충분한 인력 수급 지원책은 준비되어 있는지 등등 전방위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창업기업 80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시니어 창업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창업자들 가운데 직전에 직장 경험이 있는 창업자가 83.3%에 달했다. ‘중년 창업’의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업에 다시 도전한 재 창업기업은 29.6%로, 전년도의 35.4%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은 그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창업자들이 가장 애로를 느낀다고 토로한 것은 역시 자금 확보 문제였다. 창업자금이 2021년에 평균 2억 8500에서 2022년에 2억 300만 원으로 줄어든 것도 그런 방증의 하나다. 젊은이든, 시니어든 실패에 대한 두려움, 경험 부족 같은 심리적 요인은 스스로 극복해 나간다고 해도 어렵지 않게 창업하고 쉽게 재기도 할 수 있도록 창업 및 운용비용에 대한 지원이 보다 충분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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