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청년 박사' 백수가 넘치는 취업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 

조진래 기자 2025-03-03 12:16:22

박사 학위 수여자 10명 중 3명이 ‘백수’라는 통계청 발표는 충격 자체다. 특히 30세 미만 청년 박사의 절반 가량이 무직 상태라는 사실은 고학력 실업이 만연한 이 나라 취업시장의 엄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씁쓸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소개된 ‘2024년 국내 신규 박사 학위 취득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만 442명 가운데 현재 재직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사람은 70.4%로 집계됐다. 미 취업 실업자가 무려 26.6%에 달한다는 것이다.

비경제활동 인구를 포함해, 일자리를 못 구했거나 아예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무직자’ 비율이 거의 30%라는 것은 지난 2014년 관련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2014년 24.5%이던 것이 어느 새 역대 최고치까지 찍은 것이다.

이 통계를 단순히 고학력자를 위한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 부족이라고 해석하기엔 작금의 취업시장 현실이 너무도 비정상적이다. 지난해 박사학위 취득자 30세 미만 응답자의 거의 절반인 47.7%가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설명해 준다.

이 가운데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45.1%였다. 여성 박사의 무직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는 사실도 우리 취업시장의 불균형을 보여준다. 청년 박사 무직자 가운데 남성이 27.4%, 여성은 33.1%에 달했다.

무직 박사 가운데 전공을 보면 나라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 진다. 모든 지식의 기초가 되어야 할 예술 및 인문학 전공이 40.1%로 가장 높았다. 기초과학이라고 할 자연과학·수학 및 통계학도 37.7%, 그리고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이 33.1%로 뒤를 이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취업자가 많은 보건 및 복지 분야의 무직자 비율은 20.9%로 낮았다. 교육(21.7%), 경영·행정 및 법(23.9%) 전공자도 다른 분야에 비해 무직자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루었다. 

어렵게 취직을 한다고 해도 박사들의 처우는 기대 밖인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한다.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신규 박사 중 절반 가까이가 2000만 원에서 6000만 원 정도 밖에 연봉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7.6%는 4000만 원도 안되는 연봉을 받는다고 했다.

취업 시당에서 약자가 된 여성은 박사가 되어서도 연봉이 낮기는 마찬가지였다. 1억 원 이상 연봉자 중 남성 비중(18.7%)에 비해 여성 비중(7.2%)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00만 원 미만 연봉자의 비중은 남성 6.6%에 비해 여성은 3배에 가까운 17.3%나 됐다.

연봉 2000만 원 미만을 받는다고 응답한 전공은 예술 및 인문학이 25.5%로 압도적이었다. 취업도 힘든데 막상 어렵게 취업을 한 후에도 생활이 안된다는 얘기다. 교육(17.3%), 서비스(15.0%), 사회과학·언론 및 정보학(12.7%)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반면에 1억 원 이상 연봉자 비중은 경영·행정 및 법 부문이 23.5%로 가장 높았다. 보건 및 복지(21.9%), 정보통신 기술(20.3%)도 1억 원 이상 고액 연봉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나 극심한 불균형을 이뤘다.

‘청년 박사’들이 엄혹한 고용 시장의 한파에 작격탄을 맞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둘 것인지 정부와 지자체, 기업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취업이 안되니 대학원을 갈 수 밖에 없다'는 작금의 현실을 타개할 묘책이 필요한 위급 상황이다.

만성화된 경기 부진을 타개할 해법은 뭐니뭐니해도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이 생기고 소비가 일어나고 경제가 산다. 정쟁에 발목이 잡혀 민생은 거들떠보지 않는 정치권과 그 한계를 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며 정책 실기를 눈감고 있는 정부 모두 심각하게 사태를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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