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코로나 때로 돌아간 자영업... 폐업 도미노 우려된다

조진래 기자 2025-03-10 09:51:46

자영업자들의 폐업 도미노가 재현되고 있다. 올 들어 최근 두 달 사이에 20만 명 이상이 줄었다.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인 550만 명으로 줄어들어 이대로 두었다가는 국내 자영업자들이 자칫 ‘폐업 도미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이다. 2년 전인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작년 11월의 570만 여명보다도 20만 명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자영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스스로 가게 문을 닫았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연말을 넘기지 못하고 스스로 가게 짐을 챙겨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주변에서 쉽게 목격된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나아지리란 기대가 무색하게 기업이나 가정 모두 허리 띠 졸라 매기에 나서는 바람에 소비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물가와 금리까지 한 동안 지속적으로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발목을 잡았다. 대출 이자도 갚지 힘든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까지 온 것이다. 

최근 금리가 다소 떨어지고 있어 그나마 최악의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고문도 있지만, 이들 자영업자에게는 그 몇 %포인트 내리는 대출 금리가 크게 와 닿지도 않는다. 이대로면 올 상반기 중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문을 닫고 거리로 나 앉을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계엄 사태 여파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같은 특단의 조치가 다시 재개될 것이란 기대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영업자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게다가 정치권이 그런 약속을 한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누구도 이들이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최근에는 소비 부진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일들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광화문의 유명 중식당 한 곳은 건물주가 건물 리모델링 후 임대료를 엄청나게 높이겠다고 엄포를 놓아 눈물을 머금고 문을 닫아야 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지금 시세로는 주변에 어디에도 갈 곳이 없어 “이러다 정말 문 닫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와 하는 단골들이 상당하다고 한다.

자영업자들은 우리 경제의 ‘허리’다. 이들이 최소한의 영업이라도 하면서 나라 경제에 일정 몫을 하게 하려면, 일단 물가부터 잡는 것이 순서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문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를 안정시켜야 이들도 살고 국민들도 산다. 배달비 부담도 줄여 주어야 한다.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원재료비 부담 증가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상당수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조사한 설문에서도 자영업자들은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의 순으로 경영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특히 응답자의 72%가 전년 보다 순이익이 줄었고, 순이익 규모도 전년 대비 13.3%나 감소했다고 하니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일 것이다.

자영업 폐업 도미노를 막으려면 현재로선 공공의 지원 밖에는 달리 묘책이 없어 보인다. 폐업이 최소화되도록 직간접 지원을 늘리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폐업을 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이 다른 일자리나 가게를 얻을 수 있는 ‘재기 지원’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혁신’ 수준의 일자리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자영업자의 폐업 도미노는 막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의 전환이 전방위적으로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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