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65세 이상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유동화… 이런 노후대책이 계속 나와야

조진래 기자 2025-03-12 08:46:39

빠르면 올해 3분기부터 만 65세가 넘는 종신보험 계약자는 사망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해 미리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요양·간병·주거·건강관리 등의 노후건강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을 추진키로 한 덕분이다.

현재 유동화가 가능한 종신보험 계약은 거의 34만 건에 이르고 금액으로는 12조 원에 육박한다. 본인이 사망한 후 자녀들에게 쥐어지던 이 재원을 가지고 본인이 생전에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길이 생긴 것이다. 모처럼 제대로 된 노후대책이 나와 반갑다.

이번 사망보험금 유동화 방안은 소비자에게는 안정적 노후 재원을 제공하고 보험사에게는 보험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매우 현명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이다. 소비자 동의와 피해 대비책만 더 보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책 방향으로 본다면, 이르면 올 3분기부터 만 65세 이상인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계약자는 사망보험금의 최대 90%를 이렇게 유동화해 매달 연금방식이나 건강관리 서비스 형태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기간 10년, 납입기간 5년 이상에 계약자와 피보험자와 같아야 하고, 보험계약대출이 없어야 한다는 제한적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만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대부분 이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여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험금 유동화가 어려운 변액종신보험이나 금리연동형 종신보험, 단기납종신보험 등이 대상에서 빠져 아쉬움은 남는다. 이 문제는 추후 면밀한 검토 후 최종 확정하길 바란다. 9억 원 이상 초고액 사망보험금을 1차 유동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합리적인 판단이다.

가뜩이나 국빈연금 고갈 우려 속에 노후 대비가 불안한 어르신들에게 이번 조치는 단비와 같을 것이다. 연금형 상품으로 선택할 경우, 나이가 많을수록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더욱 다행이다.

40세에 종신보험에 가입해 매달 15만 1000원의 보험료를 20년 동안 총 3624만 원을 납입해 사망보험금 1억원 상당의 종신보험계약을 보유했다면 사망보험금 70% 유동화와 20년 지급 시 65세부터 월평균 18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어느 정도 경제생활이 가능한 어르신의 경우 80세부터 받는 방식을 택하면, 월 24만 원을 연금으로 매달 받을 수 있다. 전체 보험금 가운데 그렇게 받고 남은 사망보험금도 중도 수령이 가능하다고 하니 노후 경제생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사실상 이번 대책의 백미는, 연금 형태가 아니더라도 요양이나 간병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도 열어 두었다는 점이다. 제휴되어 있는 보험사의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후 질환 예방과 치료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이런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만들어진 노후 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100세 시대 노후 건강을 모두가 얘기하지만 이렇게 있는 제도 내에서 효율적인 방안을 도출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대책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대견스러울 정도다.

이 제도가 현실화하려면 우선, 보험수익자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또 유동화시 수령액과 사망보험금 차이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소비자들이 동의해야 제도의 효력도 배가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추진해 주길 바란다.

지금은 극심한 ‘저출생·고령화’ 시대다. 하지만 이제부터 고령화는 저출생 대책과 달리 더욱 독립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미래가 보이는 고령화에 맞서기 보다는 그에 대비한 이렇게 실효성 있는 대책들이 꾸준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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