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2080 시론] 늘어만 나는 ‘청년 백수’ … 다음은 노동개혁이다

조진래 기자 2025-03-17 07:53:24

30대 ‘쉬는 청년 백수’가 2월 현재 12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청 통계는 충격 그 자체다. 일자리를 잃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집에서 그냥 쉬는 청년들이 120만 명에 달한데다, 취업을 했다고 해도 4명 가운데 1명은 안정적인 고정적 일자리가 아니라 단시간 근로 일자리라고 하니 한 숨만 나올 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가운데 실업자가 26만 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의 26만 4000명에 비해 1년 새 5000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월간 기준으로 우리나라 청년 실업자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41만 6000명에서 2024년 26만 4000명까지 3년 연속 크게 감소하는 듯 했으나 올해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 위기감을 불러 일으킨다.

청년층 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는데, 청년 백수는 오히려 늘어나니 더 큰 문제다. 일도 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포기한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가 420만 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 5000명이나 늘었다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다. 이 가운데 별다른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쉬는’ 청년이 무려 50만 4000명이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라고 한다.

청년 백수가 이처럼 빠르게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장기화하는 경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수출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제조업은 물론 모든 업종의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새로운 인력 수요가 늘어날 리 만무다. 기업들도 신입 보다는 즉시 전력감인 경력자들을 중심으로 채용을 하는 분위기 속에 ‘청년 백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경력직마저도 구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청 통계상으로 30대의 ‘쉬었음’이 늘어났다는 것도 결국 기업의 경력직 채용 역시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의다.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경력직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 경력직은 물론 신입 직원 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쉬는 30대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노동시장의 활력이나 성장 동력이 추락함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최근 들어 고용률이 떨어지고 실업률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고용지표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나라경제 전체가 나락으로 빠져 드는 분위기다.

노동시장이 경직되면 일자리가 없어 소득이 줄고 가계 경제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젊은이 4~5명이 노인 한 명을 돌보는 현 시점에서 이런 상황은 궁극적으로 노후 경제의 파탄을 불러올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의 노인들 뿐만아니라 지금 일자리를 못 찾아 백수로 지내는 청년들의 미래 노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의 고령화 속도라면 멀지 않아 지금 청년 백수 2~3명이 노인 한 명을 먹여 살리는 시기가 올텐데, 지금처럼 청년들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 미래는 암담하다. 민간이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집중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 방안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달리 방법이 없다.

노동시장을 경직되게 만드는 각종 구태와 규제도 하루빨리 개선하고 혁파해야 할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세습하는 대기업의 그릇된 고용 병폐를 타파하고, 해외 노동 선진국들이 사회적 대 타협을 이뤄 경제 재도약을 실현했던 소중한 경험에서 배울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선거에 기대 잘못된 방향으로 노동정책에 흘러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연금 개혁에 전격 합의한 정치권이 이제는 ‘꼬인 퍼즐’ 노동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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