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부가 함께 극복해야 할 ‘노년 우울증’

조진래 기자 2023-05-16 14:48:26
나이가 들수록 우울감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노년 부모에 대한 세심한 케어가 부족해진데다 사회 전반적인 ‘노인 기피’ 현상이 노년의 우울감을 더 깊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노년 우울증은 부부가 함께 대처해야 극복 또는 더디게 진행되게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성형모 순천향의대 구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부부가 함께 우울증에 대처하는 법’을 전했다. 성 교수는 우선, ‘내가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주변도 돕고 행복을 나눌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결국 남는 것은 부부’라며 부부 간에 비판 없이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공동의 취미생활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성 교수는 또 “배우자의 사소한 성격이나 습관 변화에 유의하라”고 말한다.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고 쉽게 넘기지 말고 예후 증세를 잘 파악하라는 얘기다. 이어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고 코칭한다. 특히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주변에 새 친구들을 더 많이 만들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노년기 우울증상은 통상적인 우울증과 양상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며 “우울증상이 보이면 빨리 전문가에게 평가받고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우울하게 지내거나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상태가 2주일 이상 지속되면 ‘노년기 우울증’이라고 판단한다. 불면증이나 가슴 답답함, 두통, 피로감 등을 호소하지만 방치했다가는 무기력, 무가치감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전에 없던 신체 증상의 변화를 호소하거나 안 하던 술을 하는 등 행동 변화에서 예후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에서는 인간관계나 마음 상태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 탓에 우울감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과도한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 못지 않게 ‘마음 근육’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나이가 들수록 우울감에 노출되는 환경에 자주 접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이 자칫 부부 모두를 우울증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럴 경우 어느 한편 이라도 과도하게 부정적 혹은 극단적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부 서로의 도움이 가장 절실하다는 얘기다. 상대방의 우울증세에 짜증이나 우려의 표정 보다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곁에 있지 않느냐”며 안정감과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사자가 매우 예민한 상태이니, 조급해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성형모 교수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미래를 부정하기 보다는 우선 가족, 특히 평생의 동반자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함께 도움을 주고 받을 만반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는 식사 잘하고 물만 많이 마셔도 우울감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도 권한다. 가능하면 주변과 함께 어울리는 환경을 많이 만드는 것이 노년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요즘은 식이요법을 통한 우울증 치료법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치료 및 예방 조치들이 많다는 점도 노년기 우울증 치료에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오메가3나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추천한다. 설탕이나 탄수화물은 당연히 피하는 게 좋다고 한다. 우울증 뿐만 이니라 다른 노인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튀긴 음식 이나 맵고 짠 음식도 피해야 할 음식이다.

조진래·이의현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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