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 연구팀 "심뇌혈관 질환 병력 없으면 아스피린 복용이 오히려 노인 사망위험 높여"

이의현 기자 2023-06-29 09:43:00

심뇌혈관 질환이 없는 노인이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주목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55세 이상 나이에 심뇌혈관질환을 처음 앓은 306만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의 일차 예방 효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스피린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을 겪은 환자들에게 재발 방지용으로 널리 쓰이지만,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심혈관 질환 발생 전에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8770명)과 복용하지 않은 그룹(1만 7540명)으로 나눠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 동안의 뇌졸중 발생 후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출혈성 뇌졸중은 아스피린을 미리 복용한 그룹에서 심한 뇌 병변 장애의 위험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90일 이내 단기 사망률과 장기 사망률도 아스피린을 미리 복용했던 그룹이 각각 33%, 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인 단기 사망률은 아스피린 복용 그룹 중 60대, 70대, 80대가 60대 미만에 비해 각각 2.21배, 3.63배, 6.69배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형섭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이 없었던 고령층이라면 1차적인 질환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최근 국내외의 공통된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과거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앓은 사람이라면 재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게 이득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