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발기부전 치료제, 알츠하이머병 위험 18% 낮춰”

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루스 브라우어 박사팀은 8일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발기부전 진단을 받은 남성 27만여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발기부전 치료제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18%까지 낮출 수 있다는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초기 단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 진전을 보이고는 있지만 병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는 치료법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영국에서 발기부전 진단을 받은 평균 연령 59세의 남성 26만 9725명을 대상으로 발기부전 치료제인 ‘포스포디에스테라제5 억제제(PDE5I)’ 복용과 알츠하이머병 발병 간 연관성을 평균 5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기억력이나 사고력에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들로 선발되었으며 그 가운데 55%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았고 45%는 처방받지 않았다. 그 결과 연구 기간 중에 모두 1119명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PDE5I 복용 그룹에서는 749명, 복용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370명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이에 발병률이 치료제 복용 그룹은 1만 인년당(1인년은 1명을 1년간 관찰한 값) 8.1명, 복용하지 않은 그룹은 9.7명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나이나 흡연 여부, 음주량 등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조정한 결과,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한 사람은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1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방 효과는 처방전 발급 횟수와 연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방전 발급 건수가 21~50회인 경우 발병 위험이 치료제 비복용자보다 44% 낮았고, 50회 이상인 경우에는 35%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브라우어 박사는 “이 같은 결과를 검증하고 약물의 잠재적 이점과 작용 메커니즘, 최적의 복용량을 밝히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여성에게도 이런 결과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면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