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보다 ‘올바른 식습관’ ② 내 영양상태 셀프 체크법

박성훈 기자 2024-04-10 09:29:04

자신의 영양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대개는 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받아 결과치를 받아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검진이 쉽지 않기 때문에 50대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수시로 셀프 체크를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자신의 매 끼 식사 량, 주식과 반찬의 종류 등을 잘 기록했다가 전문의의 도움을 얻는 것도 노후 건강에 매우 요긴하다.

◇ 체중과 허리둘레 증가 확인 ‘필수’
몸무게는 자신이 먹은 음식물의 ‘양’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몸무게의 변화는 건강 및 영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었거나 운동 부족으로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이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는다면 건강에 곧바로 적신호가 켜진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공복 상태에서 체중부터 재는 습관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6개월 이내에 5% 이상 몸무게가 빠졌다면 이상 신호라고 말한다.

허리둘레는 자신이 먹은 음식물의 ‘질’을 보여준다. 비만을 비롯해 만성질환의 근원인 ‘내장지방’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숨을 편하게 내쉰 상태에서 배꼽 살짝 위를 둘러 측정한다. 남성은 90㎝, 여성은 85㎝가 넘으면 복부비만으로 평가된다.

이 수치를 넘기지 않더라도 잴 때마다 허리 치수가 늘어난다면 유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 알코올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물론 격하지 않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아침 저녁으로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

◇ 대변과 소변으로 건강 상태 알 수 있다
우리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은 1000 칼로리 당 11g 정도다. 식이섬유 부족은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때문에 대변으로 식이섬유가 과다 배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대변량이 갑자기 주는 것은 위험 신호다. 피가 섞여 나온다면 전립선 계통의 문제일 수 있으니 더더욱 유의해야 한다.

소변 점검도 중요하다. 하루에 필요한 수분은 성인 남성이 2.5ℓ, 여성은 1.0ℓ 정도다. 소변 색이 옅은 노란색이면 체수분이 적절한 상태이고, 갈색이 짙어질 수록 탈수 상태임을 알려준다. 단 음료나 카페인이 든 커피는 수분 보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변비 역시 수분과 식이섬유 부족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최우선 해결책이다. 하루에 8~10잔 정도는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식이섬유 보충을 위해서는 현미와 잡곡을 섞어 먹을 것을 권한다. 채소와 껍질째 먹는 과일, 해조류나 샐러드도 좋다.

채소로 믹스한 과일 주스도 과하지 않게 마시면 좋다. 의사들은 사과와 비트, 당근을 섞은 ‘ABC 주스’를 많이 권한다. 시중의 팩 제품에는 당분이 들어가고 식이섬유는 빠진 경우가 많으니, 직접 과일을 갈아 먹는 게 훨씬 효과가 크다고 한다.

◇ 붓기, 속 쓰림으로 건강상태 확인한다
몸 속에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조직 내 수분이 늘어 부종이 생긴다. 극단적인 ‘저탄고지’ 다이어트로 붓기가 빠지고 감량 효과를 보았다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체지방이 준 것이 아니라 체내 수분이 준 영향이 더 크다.

소금도 신장으로 수분이 배출되는 것을 방해한다. 짜게 먹으면 체내 수분량이 많아져 몸이 붓고 혈압이 올라간다. 붓기가 오래 지속된다면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을 더 먹고, 짠 음식은 멀리 하는 것이 다음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게 달고 산다. 대부분 약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쉽게 고쳐지지 않는 병이다. 가장 안 좋은 습관은 ‘먹고 바로 눕기’다. 위 내용물이 소화되어 소장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물구나무서기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수 밖에 없고, 심하면 역류성 후두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소화가 느린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물이 오랫동안 위에 머물면서 위와 식도를 지지해 주는 위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역류를 막지 못하게 된다.

<참고도서>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 ‘식습관 상담소(2024, 위즈덤하우스)
류은경 완전해독연구소 소장 ‘완전소화’(2024. 다산북스)
정해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2023. 한빛라이프)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