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보다 ‘올바른 식습관’ ⑤ 꼭 체크해야 할 건강 지표들

이의현 기자 2024-04-17 07:57:18

우리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나 피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각종 기초적인 건강 지표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그 수치가 주는 정확한 의미, 그리고 정상 범위를 넘어갈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의사들이 생각보다 별로 많지 않다. 그냥 “괜찮다”, “조신해라” 정도가 고작이다. 노후 건강을 위해 필요한 건강지표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보자. 

◇ 체지방과 콜레스테롤
건강하려면 근육과 뼈가 많아야 한다. 체지방도 몸무게의 15~25% 정도는 유지되어야 한다. 체질량지수(BMI)는 몸무게와 키로 계산한다.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3이면 정상체중, 23~25이면 과체중, 25~30은 비만, 그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판정된다. 체성분 분석기로 측정한 체지방률이 남성은 25%, 여성은 30% 일 때 비만으로 진단한다. 체중은 정상이지만 근육량이 적고 체지방이 적으면 마른 비만도 가능하다. 

동맥경화의 최대 원흉은 LDL 콜레스테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이 수치가 100mg/㎗면 적정 수준이다. 100~129면 정상, 130~159면 경계치다. 160 이상이면 높음, 190 이상이면 매우 높음 판정을 받는다. 이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을 파고 들어가 쌓인다. 혈관의 염증과 산화를 유발해  혈관을 두껍고 딱딱하게 만들어 갑자기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부른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다. 가장 주의할 것은 삼겹살, 꽃등심, 닭껍질  같은 ‘기름진 고기’다. 유지방이 풍부한 아이스크림이나 카페스톨 성분이 있는 에스프레소 커피, 팜유 등도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중성지방
체지방이 많으면 혈액의 중성지방 농도가 높아진다. 우리 몸 안에 ‘남은 에너지’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중성지방은 섭취한 음식에 따라 차이가 커 12시간 공복 후 검사가 필수다. 적절한 혈중 중성지방은 150mg/㎗ 이하다. 150~199는 경계치다. 이 수치가 200을 넘으면 일단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률이 25% 정도 높아진다고 한다. 500을 넘으면 언제라도 급성 취장염에 걸릴 수 있어 당장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중성지방이 높아도 콜레스테롤이 높을 때처럼 동맥경화 위험이 따른다. 중성지방이 위험치인 500을 넘으면 혈액이 끈적거리게 되어 췌장 내 작은 혈관을 막아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차단된다. 이렇게 급성췌장염에 걸리면 사망률이 20%가 넘고, 췌장암 위험도 역시 높아진다. 중성지방을 낮춰주는 음식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나 버섯, 현미, 통곡류, 해조류와 함께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올리브유, 견과류, 등푸른 생선 등이 있다.

◇ 골다공증
골량(뼈의 양)은 남성과 여성 모두 30대에 정점을 찍은 후 조금씩 감소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면서 50대에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골밀도는 -1.0 이상이면 정상, -2.5 초과 -1.0 미만이면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판단한다.

골다공증이 의심되면 일단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콜라겐단백질과 칼슘, 인 등 뼈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함께 보충하는 영양치료도 병행되어야 한다. 영양치료는 골감소증 단계부터 미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미리 뼈 건강을 위한 식단을 챙길 필요가 있다. 

특히 특정 식품에만 들어있는 칼슘을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제품의 칼슘이 식물성보다 흡수도 잘 되고 생체이용률도 높아 널리 선호되는 편이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애써 먹은 칼슘도 대변으로 모두 배설되니, 별도로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8시간 금식 후 혈액에서 측정하는 포도당 수치를 ‘공복혈당’이라고 한다. 혈압 등이 높아지며 균형을 잃기 쉬운 노년기에 특히 잘 관리해야 할 건강지표다. 70~99mg/㎗이 정상 범위다. 100~125mg/㎗면 전당뇨, 126mg/㎗ 이상이면 당뇨로 진단한다. 

당뇨가 아닌데도 공복혈당이 높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 전날 저녁 늦게까지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어 내장지방이 늘어났거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수면이 매우 부족했을 경우가 그렇다. 당뇨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수치가 공복은 물론 식후 혈당을 모두 반영하는 ‘당화혈색소 검사’다. 보통 3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고 측정되는 수치라 공복혈당보다 신뢰도가 높다. 6 미만이면 안정권으로 받아들여 진다.

◇ 요산 
요산이 체내에 쌓이면 관절은 물론 신장 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요산 수치는 남성은 3~7mg/㎗, 여성은 2~6mg/㎗을 정상 범위로 본다. 남성은 7, 여성은 6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판정한다. 요산은 과다하게 섭취한 ‘퓨린’이 분해되어 생기는 찌꺼기라고 보면 된다.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아 높아지기도 한다. 퓨린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국과 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퓨린이 적은 곡류와 감자, 저지방 우유, 신선한 채소와 제철 과일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과일 쥬스나 액상과당, 맥주 같은 술도 요산 수치를 높이는 음식이니 피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 내장비만도 요산 수치를 높인다. 하루 2~3리터 정도로 수분을 보충하면 요산 배출에 도움이 된다.

<참고도서> 
류은정 완전해덕연구소 소장 ‘완전 소화’(2024, 다산북스)
박현아 상계백병원 교수 ‘식습관 상담소(2024, 위즈덤하우스)
정해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느리게 나이드는 습관(2023, 한빛라이프)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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