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대비 뇌 건강법 ④ 매일 7500보 걷기의 효과

박성훈 기자 2024-05-01 07:52:37

뇌 과학자나 의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뇌 건강에 꾸준한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한다. 운동을 통해 ‘면역체계’ 관리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심장을 건강하게 해 주어 궁극적으로 뇌까지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운동은 신진대사를 증진시키고 호르몬을 조절해 주며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가 생기는 법.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운동’을 통해 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 하루 25분만 투자해도 뇌 건강 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은 1년 뒤에 기억력 점수가 무려 47%나 증가한 반면 스트레칭을 위주로 한 그룹은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2016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19~79세 사람들 가운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보다 계단을 꾸준히 이용한 사람들의 뇌가 훨씬 더 젊어보인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을까. 여러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뇌 건강을 위해서는 일주일에 120분 정도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하루에 25분 가량 씩 일주일에 5일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는 얘기다. 여기서 ‘적당한 운동’이란, 운동하는 동안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할 수 없는 정도를 말한다.

젊은 사람들은 격렬한 운동이 효과적인 때가 있다. 땀을 흠뻑 빼는 격렬한 운동은 뇌세포끼리 의사소통을 돕는 글루탐산과 감마-아미노부티르산이라는 필수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특히 우울증 치료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관리에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 들어 그렇게 격한 운동을 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전문가들은 걷기가 나이 들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뇌 건강 운동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 나이 들어 가장 좋은 운동, 걷기
영국 카디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30분씩 걷는 것만으로도 치매 위험이 65% 가량 낮아진다고 한다. ‘1만 보 걷기’가 요즘 대세인 것은 그런 연구 결과들이 집약된 결과다. 하지만 1만이라는 숫자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산출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사협회저널에 따르면, 하루 4000보를 걷는 것과 비교해 하루 8000보를 걸으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사협회 내과학>에 실린 다른 연구 내용을 보면, 나이든 여성의 경우 하루에 4400보씩 걸으면 2700보 걸었을 때보다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걸음 수가 늘어날수록 점잔적으로 사망률이 감소하다가 7500보 정도부터 수평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하루 7500보 이상 걸어도 추가적인 건강상의 이점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걷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식전과 식후 두 차례 모두를 권한다. 식전에 30분 정도 걸으면 식후에 혈중 지방과 당분량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식후에 운동을 하면 당분을 근육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노인들이 식사 후에 15분 간 산책을 하면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제2당뇨병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뇌 건강에 최선이다. 

◇ 운동의 습관화 법칙 ‘CARS’
<브레인 키핑>의 저자 마크 밀스테인은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는 이른바 ‘CARS’의 법칙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신호 보내기(Cue)다. 매일 산책을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워킹화를 두는 식이다. 다음은 행동하기(Action)다. 목적지보다 먼 곳에 차를 두고 걸어가기 등이 좋은 방법이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실천이 가능하니, 처음에는 쉬운 수준에서 시작해 점점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보상체계 만들기(Reward)다. 운동도 재미있고 보람이 있어야 습관화가 가능하다. 자신이 좋아하던 일과 운동 습관을 결합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기(Support)다. 사람들과 어울릴수록 두뇌는 활성화되는 만큼, 같이 운동한 친구를 찾거나 운동 수업 혹은 스포츠팀에 참여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뇌는 즐거워진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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