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잇단 폭염 주의보에 올해 전국 첫 열대야까지… 고령자 건강 ‘비상’

이의현 기자 2024-06-11 09:02:56
사진=연합뉴스

잇단 폭염 주의보 속에 11일 강원도 강릉에서는 올해 전국 첫 열대야까지 발생했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30도 안팎을 유지하는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 경고하고 나섰다. 

11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온도가 31도까지 오르고 특히 대구와 경북 남동부 등은 폭염특보가 이미 발효된 가운데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을 오르내리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고령자들은 높은 기온에 취약할 수 밖에 없어 더더욱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 대구·울산 등 작년보다 일부일 빨리 첫 폭염주의보
기상청은 지난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구와 울산 등 영남 일부 지역에 올 여름 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작년에는 6월 17일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었는데, 올해는 일주일 빨리 찾아온 셈이다. 

기상청은 고기압 때문에 날이 맑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데다 서쪽에서 오는 따뜻한 공기까지 겹쳐 당분간 경상 내륙 지역에는 33도 이상, 다른 지역 대부분에서도 30도 이상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폭염이 장기화하고 특히 최근처럼 체감온도가 급격히 오를 경우 심각한 피해가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사전 사후 대비가 요구된다.

◇ 폭염에 대비하는 방법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온열질환이다. 특히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고 근력 손실이 많은 고령자들은 열사병에 취약할 수 있다. 열사병을 동반한 두통과 오한과 탈수 등은 자칫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각별한 주의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평소에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위가 절정인 한낮에는 가능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서늘한 곳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역 119를 활용해 도움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역 소방서들이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 발생에 대비해 신속한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근로를 하는 고령자들은 더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분들은 온열질환에 대비해 무조건 매 시간 10분 정도 그늘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는 노동부 규정으로도 의무화되어 있다. 

기상청이 대구·경북지역과 부산·울산·경남지역에 올해 처음으로 폭염 영향예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는데, 이럴 경우 사업장에서는 근로자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매시간 10분 휴식을 제공하고 무더위 시간대인 오후 2∼5시엔 옥외작업을 단축하도록 되어 있다. 

◇ 지자체, 기업들도 온열질환 대비에 함께 해야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을 확대 설치하는 것도 폭염에서 고령자를 비롯한 국민들을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스팔트가 많아 폭염의 2차 피해가 가장 큰 서울에서도 자치구마다 편차가 너무 크다. 이른바 ‘강남 3구’에 비해 다른 지역들은 턱 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4월 말 현재 서울에 설치된 고정형·스마트형 그늘막은 총 3444개인데 송파구가 268개로 가장 많고 이어 강남구가 239개, 서초구가 232개로 각각 2, 3위다. 강동구가 177개, 광진구와 동대문구가 각각  171개이고 출퇴근 직장인과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구로구(163개), 중구(159개), 영등포구(155개)도 상대적으로 설치 대수가 많은 것으로 꼽혔다.

하지만 가장 도심인 종로구는 무더위 그늘막이 57개에 불과했다. 마포구(71개)와 서대문구(78개), 강북구(79개)도 상대적으로 적게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의 3분의 1 수준이다. 그늘막이 자치구별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니, 재정 여력이나 주민 수요 등에 따라 설치 대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아와 관련해 자치구들의 요청을 받아 이달과 다음달 중으로 서울 전역에 횡단보도 그늘막 322개 설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송파구는 37개를 올 여름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고, 용산구와 강북구 등은 에어컨이 설치된 ‘스마트쉼터’를  20개씩 새로 짓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생수 10만 6000병을 배달 및 택배업에 종사하는 ‘이동 노동자’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12일부터는 서울시립·구립 노동센터 18곳과 휴(休) 이동 노동자쉼터(서초, 북창, 합정, 녹번) 등에서 생수를 제공키로 했다. 12일 오전에는 청계천 장통교에서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도 펼친다. 이번 사업에는 롯데칠성음료, 우아한청년들, 자연드림 등이 후원에 나서고 있는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선 보다 많은 자치구와 기업들의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폭염이 계속될 경우 고령자들은 집 안에서도 온열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 지자체나 공공 복지기관, 우체국이나 민간 배달업체들이 수시로 고령 가구의 상황을 확인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의현·박성훈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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