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인들이 가장 열중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지출 군살 빼기’다. 과거와 같은 정기적인 목돈 소득이 없다 보니, 넉넉하지 않은 연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씀씀이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송양민 가천대학교 명예교수가 최근 미래에셋연금과투자센터에 올린 글을 통해, 65세 이상 이른바 ‘공식 노인’이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을 소상하게 소개해 주목을 끌었다.
우리 주변에서 적은 비용 혹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인프라나 문화공연, 공공시설, 자연자원이 의외로 많음에 놀라게 된다. 송 명예교수가 은퇴 후 실제 체험을 통해 취득한 ‘가성비 은퇴생활’ 팁(tip)들을 소개한다.
◇ 통신요금 할인 우리 정부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휴대폰 통신비를 50%, 금액으로는 최대 1만 2100원까지 할인해 준다. 가입한 통신사 콜 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령자 할인 혜택’을 요구하면 된다. 다만, 이 혜택은 전체 고령자의 약 70%에 해당하는 기초연금 대상자로 제한된다. 소득 상위 30%의 고소득 고령자나 공무원연금 및 사학연금 수령자는 배제된다.
통신비를 더 절감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은퇴자들은 아무래도 현역 때보다 통화량이나 데이터 사용량이 줄어들기 마련이니, 본인에게 적합한 통신요금제를 선택하면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 현역시절 모 통신사의 5만 7000원 정액제에 가입했던 송 교수도 은퇴 후 2만 7000원 정액제로 변경해 통신비를 대폭 줄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통신사의 ‘시니어 요금제’ 활용도 적극 추천했다.
◇ 지하철 무료 이용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모두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 주민은 인근 주민복지센터나 신한은행을 찾아 지하철 무료이용 교통카드를 신청하면 곧바로 발급이 된다. 경기도 주민은 NH농협 지점(구청, 시청, 읍·면사무소는 불가)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고령자의 지하철 무료이용 혜택이 지방자치단체에 큰 재정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이유로 지하철 무료이용 자격을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올리자거나, 고소득 고령자들은 대상에서 빼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송 교수는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고령자들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부도 쉽게 혜택을 축소하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철도·항공·여객요금 할인 대중교통 할인 혜택도 있다. KTX나 SRT, 새마을호, 무궁화호 기차는 고령자들에게 요금을 30% 할인해 준다. 다만, 이용자들이 많은 토요일이나 일요일, 공휴일에는 할인 혜택이 없다.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국내선 비행기 이용 시 10% 요금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 여객선역시 20%의 할인 혜택이 부여된다.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70~7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 버스비와 택시비 이용요금도 일부 지원한다. 총선 때 공약했던 선심성 노인복지 공약들 덕분이다. 거주지 지방자치단체 민원봉사실에 문의하면 유사한 혜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 의료비용 경감 혜택 노후 소화 건강의 발목을 잡는 치아 치료에도 혜택이 주어진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에게는 정부가 틀니 비용을 70% 지원해 준다. 임플란트는 2개까지 비용의 70%를 지원해 준다.
고령자들에게는 코로나 예방접종 무료이나 폐렴 예방주사가 무료다. 또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포진 예방접종 등의 지원 혜택도 있다. 송 교수는 이 가운데 폐렴과 대상포진 예방주사는 꼭 맞을 것을 권유한다. 폐렴은 자칫 생명을 잃는 중병으로 발전할 수 있고, 대상포진은 한번 걸리면 그 고통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 공공시설·고궁·국립공원 무료이용 65세 이상은 공연장이나 문화·자연 시설을 거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경복궁 덕수궁 같은 고궁이나 국립·공립공원,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국립·공립 국악원의 공연이나,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연장 입장료은 5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들 시설의 홈페이지에 연간 공연 프로그램이 잘 소개되어 있다.
전국 각지의 공공도서관(국립, 도립, 시립, 구립)도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소장된 책을 2주 가량 무료로 빌려 볼 수 있다. 공공도서관들은 웬만한 전문도서와 베스트 셀러들을 고루 갖추고 있는데다, 주말에도 문을 여는 곳들이 많아 책을 읽고 싶은 고령자들에게 아주 좋은 힐링 장소가 된다.
◇ ATM 수수료· 이자소득세 면제 NH농협, 하나, 우리, 신한, KB국민, IBK기업 등 6개 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건당 500~1000원 씩 받는 자동화기기(ATM)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자기 은행의 ATM을 사용해 출금 및 송금할 때는 물론이고, 타행 ATM로 거래할 때도 면제 혜택을 준다. 최근 금융거래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금융IT 이해력이 부족한 고령자들의 어려움도 덜어주고 있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이자소득세를 물리지 않는 ‘비과세 종합통장’ 가입 혜택도 주고 있다. 은행 예금 이자에는 일반적으로 15.4%의 세금이 붙는 반면 ‘비과세 종합통장’ 예금에는 이런 세금이 전혀 없다. 국내 모든 금융기관에서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예금 한도는 5000만 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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