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신간] 김경집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지혜롭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관계를 맺으며, 존중받게 행동하는 ‘참 어른’이 되는 법
조진래 기자 2025-10-13 08:58:58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노인 국가 대한민국. 이제 나이 좀 들었다고 어른 행세나 하려는 노인은 ‘꼰대’로 몰리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어떤 어른으로 살아야 가족과 주변, 그리고 사회의 존경과 존중을 받으며 대접받고 살 수 있을까. 세대 간 갈등과 단절이 깊어지는 요즘, ‘괜찮은 어른’이 되려는 노력은 우리 나이든 사람들에게 필수 덕목이 되고 있다.

저자 김경집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문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신학도로 출발해 대학에서 교양학부와 철학을 가르치다 지금은 글을 쓰며 지낸다. 그는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이라는 이 책을 통해 ‘품격있는 어른’이 되기 위한 자기 성찰과 통찰의 지혜를 알려준다. 지혜롭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주변과 관계를 맺으며 존중받는 어른이 되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노력을 주문한다. 먼저, 지혜롭게 생각하는 어른이다.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겸허함이 그 출발점이라고 했다. 다음은, 현명하게 관계를 맺는 어른이다. ”품격있는 어른은 세대 간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고 했다. 마지막은, 존중받게 행동하는 어른이다. 상대를 먼저 존중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저자는 ‘괜찮은 어른’의 한 원형으로 ‘퍼레니얼 세대(perennial generation)’의 마인드 셋을 소개한다. ‘퍼레니얼’은 해마다 꽃을 피우는 다년생 식물을 말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으로, 실리콘밸리의 사업가 지나 펠이 처음 사회적 용어로 제안한 개념이다.

결국 괜찮은 어른이 되려면 ‘나이’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나이에 맞는 행동’보다는 ‘나이에 맞지 않게’ 젊게 사는 삶과 행동을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잇값 하는 어른’으로 존중받고 살려는 노력과 실천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대’라는 카테고리에 스스로를 묶어두지 말자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려면 그에 맞는 마이드셋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나이에 상관없이 배우려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했다. 배우는 것을 두려워 말고, 늘 호기심을 갖고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동년배 커뮤니티에만 갇혀지내지 않는 개방성도 강조했다. 퍼레니얼 세대답게 세대간 장벽을 허물라는 얘기다.

이어 사고의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오랜 경험에 얽매어 생긴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 스스로 정체성에 변화를 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실수를 두려워 않는 용기를 주문했다. 시행착오를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새로운 도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균형’을 찾는 ‘중용(中庸)’의 도를 강조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중용은 극단을 피함으로써 균형있고 조화로운 덕 있는 삶을 촉진한다고 했다. 개인의 성장과 자기 개선은 물론, 끊임없이 절제를 추구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주변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용이 산술적인 중간이나 기계적 중립이어선 안된다”고 힘주어 꼬집었다.

저자는 또 “현대적 리더와 어른은 공감하고 교감하는 모습을 보이는 존재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판적 사고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협업을 이끌며 창의력을 마음껏 발취해 최상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돕고 이끌어 주는 어른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짜 어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청년은 나의 스승”이라고 했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 그들에게서도 배울 것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바뀌지 않는, 바뀔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지혜를 가르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우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고 다독였다. 당연히 스승에 대한 존중과 경외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자는 이 시대의 ‘참 어른’은 ‘빛’보다는 ‘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빛은 아름답지만 한 순간이지만, 볕은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느끼게 되기 대문이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볕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의 삶은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더불어 함께 하는 행복’도 각별히 강조했다. 주위와의 연대와 협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찾아 함께 힘을 합치는 일이야말로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로는 보잘 것 없고 힘도 달리지만, 힘을 모으면 못할 일이 없다”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우리는 험하고 힘든 일을 지칭하는 흔히 ‘3D’라고 부르며 피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3D 개념을 나이 든 세대들은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의 참 어른이 되려면 이제 ‘Dynamic’(역동성)과 ‘Digital’(디지털), 그리고 ‘Developing’(발전)이라는 ‘새로운 3D’로 장착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저자는 나이든 세대의 ‘역동성’은 정신적, 정서적인 부분에서 발현될 수 있다고 했다. 독서나 사유를 통해 지혜를 키우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기기에 능숙한 차원을 넘어, 유연하고 열린 사고를 가진 ‘디지털 사고방식’을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이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는 노력을 주문한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새로운 3D 시니어가 되어 어른에 대한 고루함과 편벽함, 고집스러움, 수구적인 사고 같은 고정 관념을 깨고, 든든한 선배와 좋은 어른, 따뜻한 보호막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한 뼘이라도 더 좋은 세상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책은 ‘어른’이 되고 싶은 노인이나, 언젠가는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지혜를 안겨준다. 

조진래 선임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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