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의 불청객 ‘불면증’ …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해야 할까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이 알려주는 '불면증의 모든 것'
이의현 기자 2024-07-30 07:51:26
이미지=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나이가 들면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벽에 습관적으로 깨어 뒤척이다가 잠을 설치면, 그 날은 영 일상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구독자 54만 명의 ‘박민수 박사’ 채널을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강콘텐츠를 소개해 주고 있는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불면증의 원인과 처방 등에 관해 올린 글이 있어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 불면증의 정확한 정의가 어떻게 되나.
“불면증은 잠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이 모두 갖추어졌음에도 2주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잠이란 잠자리에 누워서 15~20분 이내에 잠이 들고, 아침에 가볍게 깨고 종일 졸리지 않고 상쾌한 기분을 유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에 불면증은 쉽게 잠들지 못하고 잠이 든 후에도 자주 깨거나, 혹은 새벽녘에 일찍 깨서 다시 잠들기 힘든 경우를 말한다.”

- 불면증의 종류와 증상에 관해 설명해 달라.
“불면증은 종류에서 따라 증상과 원인이 천차만별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일정 시기, 일시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일시적 불면증(Transient insomnia)이라고 한다. 몹시 걱정스러운 일이 있거나 중요한 시험이나 업무, 심한 부부싸움 등으로 생기지만, 스트레스 원인이 사라지거나 해소되면 대개 사라지는 불면증이다. 단기성 불면증(Short-term insomnia) 역시 스트레스로 인해 2-3주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인데, 이 역시 스트레스가 사라지거나 해당 문제에 적응하고 나면 정상 수면을 회복하다.”

- 불면증이 해소되지 못하고 계속되면 ‘만성불면증’이라고 하는 것인가.
“그렇다. 몇 개월 이상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만성 불면증(Chronic insomnia)으로 진단한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습관이나 상태가 지속되면서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것이다. 대개는 잠에 대한 걱정이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불면증이 고착화되어 호르몬이나 생체리듬과 같은 다른 영역까지 영향을 미쳐 장기화될 수 있다. 만성 불면증 환자는 한국인 전체의 약 15-20퍼센트나 될 정도로 흔하다.”

- 만성불면증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봐야 하나.
“수면중 호흡장애나 근육운동 장애 등의 신체적 문제가 원인인 경우도 흔하다. 심리적 원인인 스트레스, 잠자는 것에 대한 고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불규칙한 생활습관, 흥분성 음료나 약, 술, 불규칙한 수면 시간, 신체활동 부족, 수면제 남용 등과 같은 비 심리적 원인도 다양하다. 소음이나 빛, 각종 신체 질환이 원인이기도 하다. 어떤 원인 때문에 불면증이 생기는지부터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다.” 

- 수면 문제가 있다면 이것이 만성불면증으로 커질 수 있나.
“수면 문제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과 체중이나 비만이 있을 때 기도가 살에 눌리면서 수면무호흡증이 생기기 쉽다. 수면무호흡증은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다. 잠자려 누웠을 때 무릎과 발목 사이에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생기는 하지불안증후군도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 증상이나 질환으로 인한 각종 통증 역시 불면증을 유발한다.”

-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다. 단순 노화 탓일 수도 있나.
“단순히 노화 현상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중년 이후에는 야간 각성 증상이 종종 나타난다. 야간 각성은 정상적인 노화 현상의 일부로, 중년 이후 성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서 수면 중 각성하게 만드는 코르티솔 분비는 늘어나는 반면에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갱년기나 각종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자다가 깰 수도 있고 베타 차단제나 이뇨제, 항우울제 등 특정 약물이 수면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야간 각성을 유발하기도 한다.”

- 불면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나.
“우선, 자신의 불면증을 유발하는 환경 원인부터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끄러운 침실, 불빛이 많은 환경, 자기 전 과도한 TV 시청이나 스마트 폰 사용 등 수면 방해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힘들다면 의사와 상의해 적당량의 수면제 복용도 고려할 수 있다. 불면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병이나 문제가 있다면, 이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 등 각종 불면증 유발 문제들부터 치료하거나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 수면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나. 
“물론이다. 수면제는 불면증 초기에 주 3일 이상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해졌을 때 고려해 볼 수 있다. 불면증이 만성화되기 전의 예방 차원이다. 수면제 복용은 3주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불면증을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 기법에 따라 수면을 교정하고, 1∼3주 정도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불면증을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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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면을 위해 지켜야 할, 추천할 만한 루틴이 있다면 알려달라. 
“우선,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늦게 잤더라도 항상 같은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주말에 늦게까지 자는 버릇은 수면 리듬을 깨뜨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7시간이 권장 수면 시간이다.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침대는 잠만 자는 공간으로 정해놓는 것이 좋다. 낮잠은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어, 최대한 자지 않는 것이 좋다.” 

- 좋은 수면을 위해 저녁 운동을 하는 것은 어떤가.
“수면 문제가 있다면 오전 중에 신체 운동을 몰아서 하는 것이 좋다.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잠들기 힘들게 만드는 과식이나 밤참, 스트레스, 언쟁, 걱정, 과도한 신체활동, 늦게까지 일하는 것 등은 피해야 한다. 저녁 시간에는 편안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거나 책 읽기, 이완 명상 등으로 잠이 오기 좋은 심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취침 전 반신욕 이상의 목욕은 오히려 각성 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간단한 족욕이나 미지근한 물에 가볍게 샤워하는 것이 좋다. 낮에 적당량의 햇볕을 쬐고, 커피와 술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그냥 누워 있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움직이면서 잠을 청하는 것이 좋은가.
“자려고 누웠는데 15분 이상 잠이 오지 않으면 과감히 침대 밖으로 벗어나 다른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보다는 교감신경을 이완시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것 들이어야 한다. 서재로 나와 편안한 내용의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음악이나 라디오 방송은 자칫 교감신경을 자극할 수도 있으니, 몇 번 시도해 보고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만 두는 것이 좋다.”

- 쉽게 잠이 들지 않는 것을 막으려면 저녁 시간대에 특별히 무엇을 신경 써야 하나.
“저녁 시간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과식이나 술, 담배 등은 절대 금물이다. 카페인 음료나 음식도 피해야 한다. 초콜릿 간식도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 음식은 오전에만 조금 먹고, 오후에는 가급적 녹차 한 잔 정도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저녁에는 자극적인 영상이나 뉴스 대신 책이나 음악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겠다. 저녁 식사 후 1시간 이상 책을 읽거나 수면 유도 음악을 듣는다면 졸리는 기분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수면에 들어갈 수 있다.” 

- ‘생각 중지 훈련’을 추천하신다고 들었다.
“침대에 누웠을 때 ‘오늘도 못 자면 어떻게 하지’ 같은 생각을 가급적 비우는 것이 좋다. 생각 중지 훈련을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수면 유도 명상을 몇 차례 실시하는 것이다. 눈을 감고 생각을 비운 채 호흡에 집중해 심호흡을 해보는 것이다. 미국 해군들이 사용하는 ‘의자에 걸쳐진 해파리 수면법’이나 ‘해먹 상상하기’ 등 다양한 수면 이완 요법들이 있으니 잘 익혀서 시도해보기 바란다.”

- 잠이 잘오게 도움을 주는 음식은 따로 없나.
“평상시 자주 섭취하면 수면 유도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는 것 들이 있다. 대추는 대표적인 수면 유도 음식이다. 우유도 수면을 유도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들어 있고 칼슘도 풍부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상추, 샐러리와 호두에는 멜라토닌이 많다. 잎을 쪼갰을 때 나오는 액체 속 ‘락투세린’은 진정과 최면 효과가 있어 숙면에 도움을 준다. 파나 양파는 매운 향기가 나는 ‘알린’ 성분이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마그네슘이 많은 아몬드나 바나나도 좋다. 체리나 캐모마일 차, 대추차, 키위, 각종 생선 등도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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