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에 50대의 뇌… 치매 막는 ‘뇌 예비력’ 키울 비밀은?
2025-07-11

당뇨의 최대 원인은 비만이다. 젊었을 때부터 관리하지 않으면 30대에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고, 40대에는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겪을 수 있다. 50-60대가 되면 심혈관질환과 암과 마주칠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과의 ‘당뇨 명의’ 이병완 교수는 당뇨 잡는 최선책은 식사 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라고 역설한다. 특히 유산소운동과 함께 근력강화운동을 적극 추천했다. <세브란스소식>에 올린 이 변완교수의 당뇨와 대사증후군 잡는 법을 일문일답식으로 요약 소개한다.
- 비만과 당뇨병의 관계가 궁금하다.
“몸속의 에너지 과잉 상태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이 당뇨병이다. 우리 몸 속 세포 내의 에너지 과잉 상태는 곧 ‘혈당이 높다, 혈압이 높다, 지질 이상이 있다’ 같은 지표들로 나타난다. 세포 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에너지는 혈액 내의 포도당과 관련되어 당뇨병으로, 간에서는 지방간으로, 혈관에서는 고혈압 문제로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이어진다. 그 기전에는 인슐린이 몸 안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세포 내에 에너지가 너무 많아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과인슐린혈증’에 의해 심혈관 문제가 생기고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병, 심혈관질환이 모두 연결된다.”
- 대사증후군과 인슐린 저항성의 상관관계는 어떤가.
“우리 몸에 에너지가 과도하게 많아진 상태에서 세포는 에너지를 세포 안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에너지 진입에 저항하게 되는데,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이다. 그리고 이런 세포의 저항이 우리 몸에서 혈당이나 지질, 혈압 등의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이런 수치들의 복합적인 이상 상태를 대사증후군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단일 질환이 아니다. 복부비만이나 높은 혈중 중성지방, 낮은 혈중 HDL 콜레스테롤,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등 여러 대사적 위험요인들이 함께 나타나는 포괄적인 질환이다. 무엇보다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및 2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대사증후군 초기에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 초기에는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다. 다만, 구성 요소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당이 높으면 당뇨병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고혈압이나 이상지질혈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에야 동맥경화성질환 등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이상 소견이 하나라도 발견되면, 곧바로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동반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어떻게 되나.
“먼저, 복부비만으로 판단한다. 허리둘레가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혈압이 130/85mmHg 이상인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고혈당의 경우 공복 시 혈당 수치가 100mg/dL 이상일 경우에 해당한다. 이 밖에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 이상일 경우,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남자는 40mg/dL 미만, 여자는 50mg/dL 미만일 경우도 대사증후군으로 판단된다.”
-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체중 관리가 시급하다. 현재 체중의 3~5% 이상 감량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식이요법으로 총 칼로리 섭취부터 줄여야 한다. 이 때 하루 권장 칼로리 감축량은 개인의 나이, 성별, 체중, 활동 수준 등에 따라 개별화되어야 한다. 포화지방 대신 건강한 지방을, 단순당 대신 통곡물을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동맥경화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므로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수준으로 절주하는 것도 중요하다.”

- 당뇨병 환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자신의 당화혈색소(HbA1c) 검사 수치와 그 의미를 잘 알아야 한다. 당화혈색소가 6.5%를 넘기면 당뇨병 합병증, 특히 당뇨병망막증이 크게 증가한다. 7% 이상이면 그 변곡점이 무엇인지 추적해 보는데, 보통 2형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뇨병에서는 그만큼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사실 당뇨병은 체중만 줄이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진다. 처음에 비만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없애면 되는 것이다.”
- 젊을 때는 괜찮았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왜 그런가.
“당뇨병은 과다한 체내 에너지와 노화, 이 두 가지 문제에 걸쳐 있다. 체중이 유지되려면 에너지가 들어 온 만큼 나가야 하는데, 필요 이상의 많은 에너지가 들어왔다가 그만큼 나가지 못하면 몸에 쌓이게 된다. 이것이 비만이고, 그 결과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질환이 생긴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가 배출되는 경우는, 몸의 세포들이 자체적으로 소모하는 기초대사량과 운동 두 가지다. 그런데 나이 들수록 에너지를 소비할 능력이 줄어 기초대사량은 떨어진다. 몸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은 매년 1%씩 떨어져 20대를 100으로 본다면 50대에는 20대보다 30% 줄어든다. 50대가 정상 체중을 유지하려면 20대 때보다 30%의 음식을 줄이거나 운동을 30% 더 늘려야 한다. 30대의 당뇨병 유병률은 3~4%지만, 65세는 35%나 된다. 그래서 당뇨병은 일종의 ‘노화’라고 볼 수 있다.”
- 환자가 고령이 될수록 당뇨병 관리가 어려워진다.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때, 환자가 동년배 친구들과 같은 평균수명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1차 목표다. 당뇨인의 수명은 일반인의 평균수명보다 낮고, 합병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관리를 잘하고 치료를 잘 받으면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암같은 문제들도 많은 부분에서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심혈관질환과 암을 극복하고 고령의 시기에 들어섰을 때 삶의 질을 가장 망가뜨리는 치매와 근감소증이다.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위해서 치매와 근감소증이 생기지 않도록 돌보려 애쓴다. 이 부분에서 학문적 연구 결과에 근거한 유일한 예방과 치료는 운동밖에 없다. 그래서 고령의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꼭 운동하시라고 권한다.”
- 당뇨병 환자들에게 솔깃한 광고들이 쏟아진다.
“돼지감자, 여주 같은 것들이 당뇨병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다.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물은 국가가 관리한다, 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능성 식품이나 보조제는 국가가 관리하지 않고, 국가로부터 객관적인 검증이 되지 않았다. 효과와 안정성이 정말 유의미했다면 제약회사가 약으로 개발했을 것이다. 기억할 것은, 기능성 식품이나 보조제가 일정 부분 혈당 강하 효과는 있지만 그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는지, 안정성이 보장되는지 등에는 아직 문제가 있다. 혈당 강하 효과를 보면, 약이 100원으로 충분한 효과를 낸다고 가정할 경우에 기능성 식품은 1000원을 써도 약 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들이는 비용에 비해 별 소득이 없다는 뜻이다. 기능성 식품이나 보조제에 관한 선택과 책임은 환자의 몫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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