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법률] 세입자의 갱신요구권과 집주인의 갱신거절권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에게 갱신요구권을 부여하면서, 집주인에게도 일정 조건 하에서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때에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증명해야 한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가 전하는, 세입자의 갱신요구권과 집주인의 갱신거절권에 관해 알아보자.

- 관련 대법원 판례가 있나.
“최근 판례(2022다279795 건물인도)를 보면, 대법원도 집주인의 실거주 의사를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려면 집주인의 실거주 계획이 명확하게 증명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이유로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하려면, 그 의사가 단순한 표명에 그쳐서는 안된다. 실제로 거주할 계획이 진정성 있게 증명되어야 한다.”

- 구체적인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달라.
“이 소송에서는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요건으로서 ‘실제 거주 의사’가 중요한 쟁점이었다. 계약 만료가 다가오자 집주인은 자신과 가족이 해당 아파트에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했다. 이에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실거주 의도가 진정성이 없다며 갱신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집주인이나 세입자 모두 법 상 정당한 주의주장을 한 셈이다.”

- 원심과 대법원 판결이 달랐던 것으로 안다.
“원심은 집주인의 거주 의사에 개연성이 있으며 명백하게 모순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집주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집주인의 실거주 의사를 더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보았다. 단순히 거주할 계획을 밝힌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그 의사의 진정성을 입증할 책임이 집주인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 집주인의 실거주 의사에 대한 증명 책임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대법원 판결의 근거가 된 것은 주택 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과 제8호이다.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보장하면서,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이를 거절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제8호는 특히 집주인이 실제 거주할 의사가 있을 때,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집주인의 의사가 진정성 있게 입증되지 않으면 계약갱신 거절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박성훈 기자 shpark@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