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신간] 안철우 <도파민 밸런스>
2025-02-12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변에 혼자 사는 고령자들도 늘고 있다. 예전에는 ‘어떻게 노후를 보낼까’가 고민이었다면, 100세 시대인 지금은 ‘늙어서 혼자가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가 최대 담론이 되고 있다. 배우자와의 사별, 황혼 이혼, 자녀 독립 등 다양한 이유로 혼자가 되어 고독감과 우울감에 빠지기 쉬운 고령자들로선 이제 ‘혼자 되는 날’을 미리 단단하게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혼자 사는 노후가 ‘고통’이 아니라 ‘꿈이 넘쳐나는 싱글 라이프’로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다. 인생 후반을 잘 사는 지혜를 풍성하게 담았다.이미 혼자가 된 사람은 물론 앞으로 혼자 살게 될 예정인 사람, 그리고 혼자 살기를 계획 중인 사람들을 위해 정신과 의사의 시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는 방법, 이웃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은 물론 일상생활의 마음가짐과 뇌 건강 및 활성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일본 호사카 사이코 온콜로지·클리닉 원장인 저자는 이 책에서 “혼자 되었다고 해서 그런 시간을 두려워하거나 위축되지 말고 즐기라”고 말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겠어’하고 자조하거나 한 숨으로 여생을 보내지 말고, “자, 이제부터 무엇을 해 볼까”라는 ‘사치스런’ 고민을 해 보자고 권유했다. 70대와 80대가 되어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다독였다.
저자는 특히 “노후에는 고독에 강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혼자 있는 시간에 고독하다고 느끼기 이전에 그 고독을 즐기면 고독감이 사라질 것이라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복지지원제도와 생활 지원 서비스를 당당하게 이용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요구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혼자 살게 되더라도 노후에 그 나름의 ‘사는 보람’이 있음을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또 노후 고독감을 없애 줄 최선의 방안으로 ‘주변과의 관계 개선 및 확대’를 제시했다. 혼자 된 노후기에 ‘관계’는 일과 관련됐던 관계에서 자유로와지고, 이해 관계가 없는 만남 자체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급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고, 믿을 만한 이웃을 만드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사회의 모임에 적극 참여해 공감대를 만들고 지역사회 시설을 양껏 이용해 늘 관계 확대를 꾀할 것을 권고했다.
좋은 관계를 방해하는 나쁜 습관도 고칠 것을 지적했다. 이웃 사람과 친해지기를 귀찮아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 무뚝뚝한 표정, 상대방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무관심한 표정, 화난 듯한 표정은 반드시 고쳐야 할 습관이라고 했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선 늘 웃는 얼굴이 중요하다며 웃는 표정을 연습할 것을 권했다. 가장 꼴 보기 싫은 사람은 ‘라떼 족’이라고 지적했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다.
좋은 이웃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오는 사람 막지 않는다’는 위험한 생각은 버리고, 자신의 방식과 취향을 강요하지 말며, 비밀스런 대인정보를 함부로 캐묻지 말라고 조언했다. 때로는 자신의 약한 부분도 드러내며 인간적인 공감을 형성하도록 하고, 상대방이 다소 무리한 부탁이나 요구를 해 오더러도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을 익혀 대응할 것을 권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버릇을 가진 사람과는 이웃하기를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우선, 대회 중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위치가 더 높다고 생각해 남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한숨을 쉬는 사람도 경개해야 한다. 자칫 내 자신이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가고 했다. 팔짱을 까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대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의사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야기 중에 말을 끊고 끼어드는 사람도 상대에 대한 존중심이 없는 사람이니 상종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노후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력’에 관해서도 저자는 “돈 걱정으로 아깝게 노후를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지금 자신이 가진 돈으로도 충분한 삶과 소비 패턴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진정한 절약’은 ‘빈티’와 다르다고 했다. 지금의 경제력만으로도 잘 지내는 방법을 찾고, 분수에 맞는 소비 지출 시스템을 만들어 가자고 권유했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남겨줄 필요는 전혀 없다고 했다.
뇌 건강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저자는 “생활 습관을 바꾸면 뇌와 심신이 건강해진다”고 했다. 이를 위해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들면 뇌 건강에 최선이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갑자기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침대에서 나오기 전 운동을 겸한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실천해 보라고 조언했다. 뇌 활성화를 위해 아침 목욕도 적극 추천했다. 그는 “뇌는 70세 이후로도 얼마든지 단련할 수 있다”며 일기 쓰기나 꾸준한 걷기 등으로 뇌 건강을 스스로 지킬 것을 권했다.
무엇보다 저자는 노후에는 쓸데없이 불안해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걱정이 걱정을 낳는 만큼, 건강염려증 같은 것에 빠지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자는 낙천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했다.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이나 하기 힘든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가능하면 안 좋은 기억을 지우는 ‘망각술(忘却術)’을 부려 보자고 권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른바 ‘종활(終活)’을 고려한, 자기만의 나름의 생애 정리법을 생각해 볼 것을 권고했다. 세상과 작별하는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두자는 것이다. 특히 혼자 남은 고령자들은 반드시 자신이 남기고 싶은 것, 사망 후 자신을 위해 해 주었으면 하는 것 들을 기록해 두고 주변에 알리는 시도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강력히 추천했다. 저자는 이를 ‘엔딩 노트(Ending Note)’라고 했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