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최선을 다한' 필수의료 사망사고에 ‘반의사불벌’ 검토… ‘중과실’ 중심 기소 방침에 '고령사망 면죄부' 우려도
2025-03-06

지난 2015년 이후 9년만에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가 증가했다. 23만 8300명으로 1년 사이에 8300명, 3.6% 가량이 늘었다. 가임기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합계출산율도 0.7명 대 초반에서 중반대로 소폭 반등했다. 십 수년 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투입했던 수 백 조원의 투자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일까.
◇ 9년 만의 출생아 수 반등
통계청이 26일 밝힌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 43만 8420명에서 2016년 40만 6243명으로 3만 2000여 명 줄어든 이후 작년까지 8년 연속 빠르게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35만 7771명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졌고, 2020년부터는 줄곳 20만 명대를 유지하며 우려감을 자아냈다. 월 별로는 2만 명을 넘기기가 버거운 모습이었다.
작년에 출생아 수가 늘면서 모처럼 ‘합계출산율’도 따라 올랐다. 지난해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소폭 상승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정점으로 2023년 0.72명까지 8년 연속 바닥 모를 추락세를 보여 왔다. 한 때 수 년 내로 0.6명대까지 떨어지는 것이 당연시될 정도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출산율 1.0 미만인 나라는 우리가 유일하다.
◇ 결혼·출산 적령기 인구 단기 급증이 주 원인
출생아 수가 모처럼 반등하기는 했지만 아직 낙관은 이르다. 이번 반등 역시 정책적 지원 덕분이기 보다는 인구구조 및 혼인 변동성이 그 주된 원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에 출생아 수가 70만 명대를 보이던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결혼·출산 적령기를 맞아 생긴, 일종의 기조효과 덕분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출생자들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기본적으로 신생아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991년의 출생아 수는 70만 9000명에 이르는 등 현재 인구수 기준으로도 29세부터 32세까지 인구 수가 꾸준히 70만 명 이상에서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 출생아 수 반등 기조가 지속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낳는다.
혼인 건수가 최근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 2000건으로 1년 전보다 14.9% 증가해 증가율 면에서 1970년 연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코로나로 인해 미뤄졌던 결혼 수요들이 몰린 덕분이다. 통상 결혼 후 수 년 내에 출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경향이 출산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낙관은 단기 ‘희망고문’에 그칠 수도… 결혼 부부 적극적인 지원이 ‘키’
하지만 문제는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1990년대 중·후반부터 다시 연간 출생아 수가 6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작년과 같은 반등세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뤄졌던 혼인 건수가 증가한 것도 단기적인 반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통계 조사에서도 30대 초반 여성의 출산율은 인구 1000명 당 70.4명으로 전년 대비 3.7명 증가했으나, 20대 후반 여성의 출산율은 0.7명 감소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도 35.9%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줄었다. 고령 산모 비중까지 198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은, 20대 후반 출산율 감소와 맞물려 아무래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나마 혼인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출생아 수가 예정처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 분위기가 힘이 될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 언론 등의 역할이 중요해 지는 이유다. 사회 전반으로 결혼과 출산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특히 결혼 후 2년 이내에 아이를 갖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결혼생활 후 2년 안에 낳는 아이의 비중이 35.0%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5년 내에 낳는 아이의 비중은 38.2%로 전년보다 0.6%포인트 감소했고, 5년 이상은 26.8%로 0.5%포인트 줄었다. 결혼 후 시간이 지날수록 출산에 대한 희망은 줄어 든다는 얘기다. 결혼 부부에 대한 보다 포괄적이고 충분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