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한국거래소, 독점체제서 경쟁체제로… 투자자들 편의성 높아졌으나 공매도 불허 등 제한도 

이의현 기자 2025-03-04 19:55:58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4일 첫 개장함으로써 70년 역사의 한국 거래소가 드디어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전환되었다. 이제 하루 12시간 증시가 열려 투자 기회와 투자 편익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출·퇴근 길에도 주식거래가 가능해지고 신규 호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적지 않은 시장의 변화도 예상된다.

확대된 투자 기회가 더 많은 수익을 올려주는 것은 결코 아니기에 새로운 주식 거래 시스템의 변화 방향과 향후 투자 전략 등을 짚어보는 것이 순서다.

◇ 내게 맞는 거래소 골라 주문 넣는다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넥스트레이드는 ‘대체 거래소라’는 점을 우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시스템이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선 증권 거래시스템이기에 정확한 개념 파악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이번 넥스트레이드 개장으로 앞으로 투자자들은 기존 거래소를 비롯해  두 거래소 가운데 자산에게 맞고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자유롭게 골라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주식 거래시간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새로운 호가 재도의 도입으로 인한 투자 전략의 다변화, 그리고 수수료 인하라는 실질적인 혜택이 부여되는 것이 경쟁체제 도입의 가장 큰 메릿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 시간은 지금의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서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늘어난다. 정규 시장 을 전후로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이 오전 8시부터 8시 50분에, 애프터마켓이 오후 3시 30분부터 8시까지 추가된다. 오후 3시 30분 이후에 전해지는 글로벌 이슈에도 빠르게 대응해 투자에 반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호가 방식도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도입되는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도호가와 최우선 매수호가의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 ‘스톱지정가 호가’는 시장가가 투자자가 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투자자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문을 내놓는 새로운 방식이다.

거래 비용 절감은 소액 투자자든 거액 투자자든 모두가 반길 만한 호재다. 증권사가 거래소에 내는 거래 수수료의 경우 한국거래소는 모든 거래에 대해 거래 대금의 0.0023%를 부과해 왔는데, 넥스트레이드는 이보다 20~40% 싸게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장 가격이 아닌 지정가 주문을 말하는 메이커 거래에는 대금의 0.0013%를, 시장가격으로 주문하는 테이커 거래에는 대금의 0.0018%를 부과할 방침이다.

◇ 기존 거래소와 많은 것 같지만 공매도는 불허

경쟁체제가 도입되어 투자의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투자 때 고려해야 할 리스크도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를 통합해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따라서 가격 변동 폭과 시장안정 장치, 시장감시 및 청산·결제 시스템 등은 한국거래소와 동일하게 이뤄지고, 거래정지를 비롯한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등도 똑같이 즉시 적용된다.

넥스트레이드 결제도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거래일부터 이틀 후(T+2)에 이뤄진다. 증권사는 금융당국의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시장을 선택해 주문을 제출하게 된다. 다만, 공매도는 새 시장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프리·애프터 마켓에서는 금지된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고 가격 급변동 위험이 커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 증권사들도 수수료 인하 등 후속조치에 분주 

증권사들도 이번 경쟁체제 도입을 계기로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되어 시장의 확장성이 크게 나아질 것이란 기대치를 숨기지 않았다. 넥스트레이드가 안정되어 거래가 활성화되면 자본시장의 밸류 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때문에 저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손보고 거래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등 부산한 움직임이다.

이들은 한국거래소(KRX), 넥스트레이드(NXT) 중 고객이 직접 선택해 주문을 내는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거래 시간 연장에 따라 공시 및 실시간 정보 알림 서비스도 강화하고 ATS 안내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도 보강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를 오프라인은 0.490%에서 0.486%로, 온라인은 0.140%에서 0.136%로 낮추기로 하는 등 속속 거래 수수료 인하를 추진 중이다.

이날 넥스트레이드 개장에는 당초 32개 증권사가 참여키로 했으나 일단 28개사가 우선 참여했다. 14개사는 정규시장과 프리·애프터마켓에 모두 참여하고, 나머지 14개사는 프리·애프터마켓에 우선 참여하고 추후 정규시장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4곳 증권사는 9월부터 전체 시장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LG유플러스, S-Oil 등 5개와, 코스닥시장의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YG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5개 등 10개 종목이 출범 1~2주차에 거래된다. 이후 거래 종목이 순차적으로 확대되어 5주차에는 8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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