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건강상식] 구강암
2025-09-13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우리 몸의 ‘근육’ 덕분입니다. 근육이 줄어들면 몸의 움직임도 줄어듭니다. 나이가 들어도 근력을 유지하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 근육, 다리 근육, 어깨 근육이 ‘3가지 생존 근육’입니다.”
트레이닝과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이상모 한양대 겸임교수는 <평생 걷고 싶다면 생존근육 3가지만 키워라>라는 저서에서 근육 운동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생존 근육을 꾸준히 단련하면 퇴행과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노령 인구의 막대한 의료비를 감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겸하는 ‘케틀벨 운동’을 국민운동으로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이 운동을 하면 근력과 심폐 기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면서, 이 운동을 보급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려고 책을 썼다고 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이상모 겸임교수와 이필재 인물 스토리텔러가 나눈 인터뷰를 최근 홈 페이지에 게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재구성해 소개한다.
- 근력 운동을 하면 또 뭐가 좋은가요.
“골격근 근육은 수축·이완 시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데, 체온은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일본 학자들은 근력 운동을 매일 하면 면역 기능이 다섯 배까지 향상된다고 주장해요, 또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낙상을 예방하는 데도 근육이 필수적이죠.”
- 근력 운동은 몇 살에 시작하는 게 좋나요.
“20~30대에는 호르몬이 근육 합성을 잘 시켜 운동 효과가 훨씬 크지만, 그 나이에는 사실 근력 운동을 할 시간이 많지 않지요. 40대에 시작하면 최선, 그때 못했다면 50대에는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70~80대 시니어도 케틀벨 운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고령자는 중량에 대한 두려움이 있게 마련인데, 근력은 ‘점진적 과부하’의 원리에만 충실하면 90세 이후에도 향상됩니다. 근세포가 늘어난다는 거죠.”

- 근력 운동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40대 이전에 생존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하면 중년에 찾아오는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50대에 시작해도 60대 이후 70% 이상이 겪는 운동기능 저하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을 움직이는 기능은 한번 떨어지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요. 30대 후반이 되면 누구나 저절로 근육량이 줄어듭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근육 감소증을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근육량이 줄면 근력이 떨어져 균형감각과 보행 능력이 저하됩니다. 근육 감소증은 움직임 저하증으로 이어지게 마련이죠.”
- 나이에 따른 적정 근육량을 얼마로 보나요.
“남성은 체중 대비 40~45%, 여성은 36~37%를 정상치로 봅니다. 시니어들은 35~40%면 됩니다. 균형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외발 서기 지속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시니어의 경우 30초는 견뎌야 합니다. 근육량은 주변의 체성분 측정기로 쉽게 잴 수 있어요.”
- 일상 생활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언덕이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도, 뻐근함도 없으면 근육은 괜찮은 편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서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면 걷기 운동을 중단하고 근력 운동으로 근육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체중의 부하는 고관절에 60~70%, 무릎 관절에 30~40% 작용하죠. 몸 전체 근육 중 배꼽 아래 근육이 우리 몸의 70%입니다. 모든 힘은 하체에서 나와요. 심지어 종아리 등 다리 근육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합니다. 다리에 공급된 피를 심장으로 돌려 보내는 순환 기능을 하기 때문이죠.”
- 엉덩이 근육을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가슴 근육은 별 의미가 없고, 몸 뒤쪽 그러니까 등과 어깨, 엉덩이에 근육이 있어야 합니다. 걷고 달리는 건 고관절을 잡고 있는 엉덩이 근육 덕입니다. 몸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것도 엉덩이 근육이에요. 엉덩이 근육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근육이자 힘의 원천입니다.”
-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상대적 비율은 어느 정도가 좋은가요.
“젊었을 때는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괜찮아요. 40대까지는 유산소 운동을 60~70%, 50대 이후엔 반대로 근력 운동을 60~70%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나 체지방이 많은 편이라면 나이 들어서도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아요. 젊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한다고 유산소 운동 위주로 운동을 하는데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하면 관절 통증이 생겨요. 그러다 결국 주요 관절에 퇴행이 오지요.”
- 어떤 순서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두 운동을 병행하되 순서는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순으로 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근력 운동을 30분 이상 하면 지방이 분해되는데, 그러고 나서 6시간 안에 유산소 운동을 하면 분해된 지방이 연소됩니다. 또 근력 운동을 하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 소비가 많아집니다.”
-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심하게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운동이 이를 극복하게 해 주었나요.
“국정원 국가정보대학원 체육교수로 근무하던 2008년의 일입니다. 어느 날 가슴이 너무 답답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정신과에서 공황장애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3개월 동안 약을 먹겠다고 약속한 후 퇴원을 했지만 병원을 벗어나자마자 약을 다 버렸습니다. 우울 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뇌에 관한 책 27권을 독파했어요. 아침엔 근력운동, 저녁엔 유산소운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케틀벨 운동만 하는데, 말 그대로 완벽한 운동이죠. 많은 현대인들이 호소하는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증도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제가 그 증거입니다.”

- 케틀벨 운동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케틀벨은 근육 운동 기구로, 공 모양의 쇳덩이에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4Kg짜리부터 2Kg 단위로 무게가 늘어나 36Kg짜리까지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무게의 케틀벨을 사용하면 됩니다. 근육 운동용이지만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케틀벨로 세 가지 운동(앉고 일어서는 케틀벨 스윙, 밀어내는 케틀벨 푸시, 당기는 케틀벨 로우)만 하면 우리 몸의 650개 근육 가운데 600개를 자극하게 됩니다. 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으로는 정말 이만한 게 없어요. 사무실에서도 책상 옆에 두고 할 수 있어요. 세계적으로 특수 요원은 다 케틀벨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국정원 요원들에게도 이 운동을 시켰더니 야생마처럼 달리더라고요. 일반인도 3개월만 하면 확실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영양 섭취도 중시하시는데,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섭취량을 늘려야 합니까.
“나이 쉰이 넘으면 몸의 움직임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탄수화물 섭취는 사실 필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반면 60대 이상은 단백질 흡수 능력이 떨어져요. 저는 아침에 과일·채소와 함께 계란을 6개 먹습니다. 노른자는 한 개만 먹어요. 약속이 잦은 점심 땐 되도록 생선이나 두부를 먹으려 합니다. 저녁엔 닭가슴살에, 견과류 5종과 고구마 반쪽을 믹서로 갈아서 먹어요. 시니어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 좌우명이 무엇인가요.
“‘도전 없는 인생은 의미도 없다’입니다. 도전을 해야 성취감도 맛볼 수 있지요. 올해 제가 65세인데 전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하려 합니다. 시합에 대한 중압감이 있지만,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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